조용원 비서, 57일 만에 북한 매체에 등장
직급 변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전문가 “조 비서는 대체되기 힘든 핵심 인물”

북한 매체에서 두 달가량 자취를 감췄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공식 석상에 다시 등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평양에서 새로 건설된 20개 시·군 지방공업공장들의 제품 품평회가 열렸다고 27일 보도했다. 품평회는 “지방공업의 질적 발전을 힘있게 촉진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통신을 설명했다. 품평회에는 각 공장들이 만든 식료품과 빨래비누, 가구, 피복 제품 등이 출품됐다.
통신 등은 조 비서가 제품 진열대 앞에서 관계자들에게 지시하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조 비서가 공개 보도를 통해 식별된 건 지난 2월28일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과 종합봉사소 건설 착공식 이후 57일 만이다.
조 비서의 직급에 변동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신 등은 품평회에 참가한 간부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당중앙위원회 일군들, 도·당책임비서들, 20개 시·군의 당·정권기관 일군(일꾼)들”이라고만 전했다. 통신 등이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는 박태성 내각 총리, 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수길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의 모습이 담겼다.
앞서 지난 22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조 비서의 동향에 대해 “신상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조 비서가 간부들의 규율 위반 행위에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고 있을 가능성, 9차 당대회 준비 등 다른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조 비서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밝힐 구체적인 근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조 비서는 김 위원장 체제에서 대체하기 힘든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 비서는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이다.‘김정은의 그림자’로도 불린다. 그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조직지도부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노동당 전문부서 중에서도 핵심 부서로 꼽힌다. 북한의 모든 핵심 권력기관을 통제·감독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