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 M&A] '원영식 일가' 지원으로 완성된 김재섭 '자금줄'②

2025-02-24

에이프로젠 그룹 M&A 핵심 자금줄…원영식 초록뱀 그룹

원 회장 1210억 투자…김재섭 M&A 자금 보전에 활용

앱트뉴로사이언스, 에이프로젠 새 자금줄 되나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에이프로젠의 앱트뉴로사이언스(전 지오릿에너지) 인수 과정에서 원영식 전 초록뱀 그룹 회장이 핵심 자금줄로 등장했다. 에이프로젠이 앱트뉴로사이언스 인수합병(M&A) 이후 자금을 다시 회수하는데 원 전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되서다. 업계에서는 원 전 회장과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의 협력이 과거 두 사람의 관계를 되살린 것이라란 평가가 나온다.

원영식 회장 통해 에이프로젠으로 돌아간 M&A 자금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원영식 전 초록뱀 그룹 회장 일가는 앱트뉴로사이언스에 총 12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투자했다. 구체적으로는 원 전 회장이 대표로 있고 아들 원성준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210억원 규모의 6회차 CB를 인수했다. 또한 오션인더블유(전 씨티프라퍼티, 초록뱀컴퍼니)와 자회사인 유에스씨, 아름드리코퍼레이션, 원성준씨 등이 출자한 라르고스브릭 투자조합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9회차 CB도 인수했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 지원은 에이프로젠의 앱트뉴로사이언스 인수 자금 회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에이프로젠은 앱트뉴로사이언스 지분 17.22%(2734만9049주)를 410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전환사채(CB) 유상증자 등으로 49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지만, 납입일은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로 아직 기한이 한참 남은 상황이다. 에이프로젠이 앱트뉴로사이언스를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회사에 실질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것은 전무한 셈이다.

앱트뉴로사이언스가 원 전 회장 일가의 지원을 받아 조달한 자금 중 상당 금액은 에이프로젠으로 흘러갔다. 지난달 에이프로젠과 체결한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통해서다. 앱트뉴로사이언스는 에이프로젠과 파킨슨병 치료제 특허권을 공동개발하는 대가로 에이프로젠에 35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인수 자금의 86.5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당 특허권은 앱트뉴로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앱트뉴로사이언스 보유 특허권을 활용한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면서도 대가를 지급했다. 앱트뉴로사이언스가 원 회장 일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에이프로젠에 M&A 비용을 보전해준 셈이다.

앱트뉴로, 에이프로젠 새 자금줄?…김재섭-원영식 '팀플레이'

원영식 전 초록뱀 그룹 회장과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두 사람은 AP헬스케어(전 에이프로젠H&G)와 에이프로젠(전 나라케이아이씨) 인수 과정에서도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당시에도 원 전 회장의 초록뱀 그룹이 수백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며 김 회장의 M&A를 지원했다.

원영식 전 회장의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 2023년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으로 구속됐던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원 전 회장이 김재섭 회장과의 과거 인연을 살려 투자업계에 복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원 전 회장은 앱트뉴로사이언스(지오릿에너지)를 시작으로 휴림에이텍(전 디아크), 엣지파운드리(전 트루윈), 엑스큐어, 맥스트 등 CB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김재섭 회장의 독특한 M&A 패턴이다. 그는 바이오 사업과 무관한 기업들을 인수한 뒤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해왔다. 현재의 에이프로젠은 원래 철강 플랜트 기업(나라케이아이씨)이었고, AP헬스케어는 게임 회사(로코조이)였다. 이들 기업은 인수 후 에이프로젠의 오송공장 등 바이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열에너지 기업이었던 지오릿에너지는 인수 후 사명을 앱트뉴로사이언스로 변경하고 바이오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에이프로젠의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 구축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채 발행 등을 통해 향후 에이프로젠의 연구개발비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인수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재섭 회장이 원영식 전 회장의 지원을 받아 앱트뉴로사이언스를 통해 향후 사채 발행 등으로 에이프로젠의 연구개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인수한 기업들의 사례를 볼 때 앱트뉴로사이언스 역시 에이프로젠의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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