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규모 7.7 강진 발생 일주일째인 3일, 지진으로 인한 현지 사망자가 3085명으로 늘었다. 반군부 저항 세력이 점령한 지역에 구호품 전달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미얀마 군사정권은 향후 구호 활동을 미리 신고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미얀마 군정은 이날 수색 구조팀에 의해 더 많은 시신이 발견돼 지진 사망자가 3085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군정은 부상자는 4715명, 실종자는 341명으로 집계했다.
해외 각국에서 온 구호단체가 강진 피해를 입은 미얀마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얀마 군정 최고 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는 구호 활동은 군정과 각 대사관에 미리 통보한 후에만 실시해야 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국가행정위원회는 “구호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단체가 절차에 따라 미리 (활동을) 통보한다면 언제나 환영할 것”이라며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시민사회, 시민사회 및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복구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정은 반군 점령지역으로 향하는 구호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얀마군은 지난 1일 소수민족 무장투장 세력인 타앙민족해방군(TNLA)이 있는 나웅초 우마티 마을을 지나던 중국 적십자사 구호 트럭 9대를 향해 기관총을 쐈다. 이 차량에는 중국어와 미얀마어로 ‘중국 적십자사 호송 트럭’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미얀마 군정도 발포 사실을 인정했다. 조 민 툰 미얀마 군정 대변인은 “우리는 호송대를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그들이 이를 거부했다”며 “이후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경고 사격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차량은 군 당국으로부터 사전 여행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정의 해명과 달리 미얀마군이 중국 적십자사의 구호 차량임을 알면서도 구호품 반입을 막으려고 일부러 총을 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얀마 매체 미얀마나우는 중국 적십자사가 미얀마 군정에 지원 물품 전달 계획을 미리 통보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한에는 구호품 세부 정보와 호송대원의 개인 정보, 트럭 운전사의 이름, 차량 번호판 번호 등 세부사항이 적혀있었다. 이 서한은 중국 윈난성 쿤밍 주재 미얀마 군정 총영사를 통해 미얀마 네피도에 있는 군정 외무차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정은 지진 피해 수습을 위해 지난 2일부터 21일간 휴전을 선포했지만, 저항 세력이 점령한 지역의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며 원조를 기다리고 있다. 군부는 휴전 기간에도 반군이 전열을 가다듬거나 군을 향한 공격이 이뤄지면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BIMST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국을 잠시 떠나 이날 태국을 방문한다. BIMSTEC는 인도, 태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부탄 등 벵골만에 인접한 7개국이 회원인 지역협력체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해외 방문은 이례적이다. 태국은 2021년 쿠데타 이후 처음 찾는다. 분석가들은 “흘라잉 총사령관이 이번 회의 참석을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고 군부 통치를 정당화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