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마감 임박’ 무라카미, MLB 관심은 의외로 미미?

일본인 좌타 슬러거 무라카미 무네타카(25)에 대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장 분위기가 묘하다.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한 거포가 MLB 투수들의 공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형 계약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라카미는 2022시즌 NPB에서 56홈런을 때리며 일본 타자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쓴 좌타자다. 올해는 부상으로 56경기 출전에 그쳤는데도 22홈런을 때렸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준결승전에서 끝내기 2루타를 쳤고 결승전에서는 홈런을 때려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다.

무라카미가 지난달 8일 MLB에 포스팅되자 현지 매체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야후스포츠’는 올겨울 FA 시장 상위 50위 중 6위에 무라카미를 올렸고 ‘디애슬레틱’은 17위로 선정하며 총액 최대 1억6000만달러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무라카미에 큰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많지 않다. ‘MLB닷컴’은 18일 “아직 구단들이 무라카미에게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어 25세 강타자의 행보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야후스포츠’는 “무라카미의 포스팅 마감 시한(23일)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그를 영입할 팀들의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무라카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충분한 타격감을 자랑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무라카미는 NPB에서 최근 3년간 삼진율이 30%에 달해 콘택트가 약점으로 지목됐다.

수비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코너 내야수인 무라카미는 원소속팀 야쿠르트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주전 3루수로 출전했는데 MLB 스카우터들은 무라카미에게 핫코너를 맡기기보다는 1루수 혹은 지명타자가 어울린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후스포츠’는 무라카미를 “올해 FA 시장에서 특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선수”라고 표현하며 “무라카미가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에서 그를 영입하는 것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도박인지에 대해 구단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일본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린 무라카미가 MLB 진출에 아예 실패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MLB닷컴은 “무라카미가 23일까지 MLB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하면 2026시즌은 일본으로 돌아간 뒤 내년 겨울 다시 포스팅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제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보스턴·샌디에이고·시카고 컵스·LA 에인절스 등이 무라카미에게 적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