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끼에 30만원?”...파인다이닝에 대한 인식 변화
“출연진들 점포에만 수요 쏠리지만”...“외식산업 활성화에 의미 둬”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올해 하반기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재까지도 출연진들의 근황이 일파만파 전해지고 있다.
이슈에 더불어 각종 논란도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흑백요리사가 외식 및 ‘파인다이닝’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단 것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소비자들과 외식협회에 흑백요리사가 미친 영향에 대해 물었다.
“밥 한끼에 30만원?”...파인다이닝에 대한 인식 변화
국내 식문화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장류·김치·양념 등 독보적인 맛을 지닌다. 하지만 서구에서 발전해 온 파인다이닝 문화는 일본·중국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그간 국내에서 크게 성행하진 못했다.
여러 연구자들은 한국 전통식사와 파인다이닝의 대조점 때문에 그간 파인다이닝의 활성화가 어려웠을 것이라 분석했다. 국내 식문화는 ‘공유’에 초점을 둔 반면, 파인다이닝은 ‘개인화’에 더 중점을 더 둔다는 것.
또한 농경사회에 이어 산업화 이후 현대에도 국내 식문화가 체험보다는, 실용성에 아직 머물러 있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혔다.
이에 파인다이닝이 국내에서 활성화되려면 완전한 새로운 문화로 소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국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파인다이닝은 예술의 한 분야”라며 “재료의 품질부터, 셰프의 가치관, 기법, 시각적 아름다움, 서비스, 분위기 등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꿰어져 있는 예술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흑백요리사의 방영 이후 파인다이닝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화했다는 후기도 나온다. 단순히 ‘비싼 음식’이라는 편견을 넘어, 소비자들이 이를 예술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소비자 B씨는 4일 <녹색경제신문>에 “그간 파인다이닝을 고급 식사라고만 알고 있었다”며 “밥 한끼에 30만원이 말이 되나 싶었는데, 흑백요리사를 통해 파인다이닝에 대해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놀이동산을 방문하기 위해 해당 도시에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그날 하루의 경험을 값으로 매기면 결코 30만원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라고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출연진들 점포에만 수요 쏠리지만”...“외식산업 활성화에 의미 있어”
한편 외식업계에서는 흑백요리사 방영 전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단 외식업계에서는 흑백요리사의 영향이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것으로 봤다. 폭발적인 수요는 출연진들의 점포에만 한정될 뿐, 영세 업자들에게 가는 ‘후광’은 사실상 없을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외식업에 대한 관심이 일부에 쏠리더라도, 이를 산업 활성화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시절 어려움을 겪은 대형 음식점 및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겐 ‘한줄기 희망’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식협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흑백요리사가 파인다이닝이나 대형 점포 및 프랜차이즈 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확실히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 때 피해를 봤던 것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대형 점포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파인다이닝 혹은 외식 프랜차이즈, 대형 점주들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흑백요리사의 영향을 체감할 수도 있지만 영세 업자들 혹은 동네 장사를 하는 점주들은 직접적으로 이를 체감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콘텐츠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분명 있지만, 콘텐츠가 어느 시장을 주로 타겟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을 받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영세 업주 및 노포 점주들의 주된 고민은 ‘승계’다.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한 맛집이더라도, 일정 사업 규모가 되지 않으면 외식 문화는 보존되지 않은 채 꺾여버리는 것이다.
이에 협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영세업주들 입장에서는 사업과 노하우를 이어나갈 후계자를 찾는 것이 난제”라며 “이와 관련된 콘텐츠 김준현의 ‘물려줄 결심’에 많은 감동과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다 다양한 컨텐츠들이 마련돼 대형 및 영세 업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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