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기 시험 없이도 예체능 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많은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예체능 계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은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으로도 가능하다. 예체능 분야 진로를 희망하지만 실기 준비를 안 했거나 학생부에 관련 내용이 없다면, 수시의 비실기 전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술·디자인 분야는 실기 활동이 부족할 경우 교과성적만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학생부교과전형을 고려할 수 있다. 가천대, 경기대, 경희대, 동덕여대, 명지대, 상명대, 서울여대, 연세대, 인천대, 인하대, 한성대, 홍익대 등 여러 대학에서 미술·디자인 관련 일부 모집단위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다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전년도 입시 결과와 함께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고려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하다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천대 패션산업학과, 동덕여대 큐레이터학전공, 상명대 애니메이션전공, 홍익대 예술학과는 논술전형으로도 신입생을 선발한다. 논술 반영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교과성적이 부족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조건이 있다.
체육 분야는 뛰어난 운동 능력이 필수가 아닌 경우도 있다. 스포츠산업이나 스포츠의학 등 다양한 세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체육뿐만 아니라 행정, 경영, 의학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도 진학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천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에서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모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영화나 영상 분야도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으로 지원 가능하다. 경기대, 동국대, 성균관대는 영상 관련 학과에서 교과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영화 관련 학과는 한양대 논술전형이 있다. 학생부가 10%가 반영되지만 내신 성적이 아닌 출결, 봉사활동 등을 참고해 평가하기 때문에 내신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도입돼, 업계에선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전공(전공자율전택제) 모집단위를 통해 예체능 계열에 진입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성신여대는 예체능 계열에서도 무전공인 창의융합학부를 교과전형으로 선발해, 예체능 계열 내에서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 홍익대는 캠퍼스자율전공으로 입학하면 계열 관계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상명대는 올해 자유전공 입학생의 경우 계열과 관계없이 전공 선택이 가능하다. 2026학년도 입시도 동일 조건인지는 향후 모집요강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예체능 계열에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되는 학생들에게는 실기나 관련 활동이 없이도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예체능 학과라고 해서 경쟁률이나 합격선이 낮은 것은 아니니, 과거 입시 결과를 토대로 본인의 교과 성적이나 논술 실력 등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한 후 지원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승은 기자 eve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