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서부의 사막 지역에서 불에 타며 떨어진 미확인 물체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경 서호주 뉴먼 인근 광산 지역의 작업자들이 필바라 사막 부근 도로에서 불길을 내뿜으며 떨어지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목격하고 긴급히 신고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모래 위에서 불타는 검은 덩어리가 확인됐으며, 화재 진압 후에는 완전히 탄 흔적만 남아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는 주변 접근을 제한하고 경찰 및 호주우주국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 감정 결과 탄소섬유 재질로 제작된 복합소재 압력 용기 형태로 보인다”며 “이전에도 유사한 우주 잔해가 보고된 바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떨어진 물체가 중국에서 지난 9월 발사된 로켓 부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플린더스대학교의 우주고고학자 앨리스 고먼 교수는 “9월 말에 발사된 제룽 로켓의 파편일 수 있다”며 “지구 궤도를 한동안 돌다가 예기치 않게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주 폐기물이 지상에서 발견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대부분의 로켓과 인공위성 부품은 재진입 시 대기권 마찰열에 의해 소멸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파편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또한 지구의 표면이 대부분 바다로 이루어져 있어 파편이 떨어지더라도 해상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서호주 해안가에서 우주선 잔해가 떠밀려온 바 있으며, 최근 잦아진 로켓 발사로 인해 궤도 이탈이나 예기치 않은 추락 사고가 점점 늘고 있다.
호주우주국은 “이와 같은 물체를 발견했을 때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직접 손대지 말고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물체를 안전한 장소로 옮겨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