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기획 이야기
이소진 지음
나무연필
2021년 방영된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는 1980~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를 다룬 10부작 TV 다큐멘터리였는데, 10부 중 한 편을 한 기획제작사에 할애했다. 바로 동아기획.
대중음악 연구자인 저자는 동아기획을 "국내 최초로 레이블 자체를 브랜딩한 곳"이며 "김현식, 들국화, 시인과 촌장, 한영애, 장필순, 박학기, 신촌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빛과소금, 김현철, 이소라 등 걸출한 뮤지션들이 모여 음악 공동체를 형성한 곳"이자 "음반뿐 아니라 라이브 공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공연 문화를 활성화한 곳"으로 규정한다. 이 책은 이를 탄생, 역사, 정체성, 세계관, 음악, 유산 등을 6개 장으로 나눠 설명한다.

책에 소개된 일화 하나. "들국화는 음반 계약을 위해 지구레코드로 가려던 중 광화문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박지영레코드에 들른다." 레코드 가게는 동아기획 김영 대표의 부인이 운영하던 곳. "이태원의 클럽 '라이브'에서 들국화의 공연을 눈여겨봤던" 김 대표는 "들국화에게 음반을 제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들국화 멤버들이 내건 조건이 수용되면서 계약이 성사되었다."(51쪽)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손본 책인데 '이야기'보다 '분석' 위주인 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