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안되는 손해는 과감히 털어야"…김건희 '반클 목걸이' 인정한 서희건설 회장, '손절' 철학 재조명

2025-08-14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구속에 특검이 제시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회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던 경영 철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수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특검은 전날 구속 심사에서 김 여사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김 여사에게 2022년 3월 6000만원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준 사실을 인정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를 제시했다. 김 여사는 당초 이 목걸이에 대해 “모조품을 사서 모친에게 선물했다가 빌려 착용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뒤집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특검 측 역시 지난 1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서희건설 측이 윤 전 대통령 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교부한 내용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서희건설 측은 전날 김 여사가 2022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목걸이뿐 아니라 수천만원대 브로치와 귀걸이 등 이른바 ‘나토 3종 세트’를 모두 건넸다고 자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희건설 측의 자수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후 사정을 다 아는 이봉관 회장이 증거 인멸·조작 혐의 등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선제적인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세웠던 경영 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YTN과 인터뷰에서 서희건설이 추구하고 있는 건설 철학을 묻는 질문에 “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일했다”며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위험성이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을 벗어난다 싶으면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했다”고 답했다.

또 건설 불경기로 인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건설 불경기에는 이익에 앞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손해가 나더라도 예견되는 위험성이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이 아니다 판단되면 그냥 털어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도 이 회장은 같은 소신을 내세웠다. 이 회장은 당시 서희건설의 흑자전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으로 한다”며 “회사를 빨리 키우는 것도 좋지만 느리더라도 정직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다. 요즘 같은 건설 불경기에는 이익에 앞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 손해가 나더라도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을 넘어선다 싶으면 과감하게 털어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구속된 김 여사를 14일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6분부터 11시57분까지 2시간 동안 오전 조사가 이뤄졌고, 오후 1시32분 조사를 재개해 약 40분 만인 오후 2시 10분에 조사가 종료됐다.

김 씨는 이날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가 대부분 피의사실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공천개입 중 여론조사로 그 부분에 관한 질문을 마쳤고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해서 일찍 종료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나흘 뒤인 오는 18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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