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11.26 09:00 수정 2024.11.26 09:00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2024년, 한국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AI는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AI가 건설 산업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HDC랩스 박종민 기술연구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1. 최근 AI 기술 중 특히 어떤 분야를 주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AI 기술의 주요 트렌드는 엣지 AI와 IoT의 융합입니다. IoT 디바이스 자체에서 경량화된 AI 모델을 실행해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스마트타운 등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건설 및 건물 관리 분야에서도 AI는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드론과 AI 기반 비전 기술로 건설 현장을 스캔해 작업 진행 상황을 분석하거나 설계와 시공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AI가 CCTV와 웨어러블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작업자 안전을 관리하기도 하죠. 앞으로는 AI가 건물의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 등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정교하고 통합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2. AI 기술이 스마트홈에 적용되면 어떤 변화가 기대되나요? 특히 어떤 기능이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꿀 것으로 보십니까?
스마트홈 분야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매일 조작하거나 명령하지 않아도 아침에는 자동으로 커튼을 열고 커피 머신을 작동시키는 등 사용자 중심으로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해 줍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스마트 침대는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상 징후를 의료진에게 알립니다. 또한, AI 가상 비서는 음성 명령을 통해 조명 제어, 음악 재생 등 일상 업무를 지원하며, 사용자 요구를 이해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이 HDC랩스에서도 주목하고 개발해 가고 있는 것들입니다.
Q3. 건설 현장에 접목되고 있는 AI 활용사례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먼저 AI CCTV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모든 대규모 공사 현장마다 십여대 이상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모니터링을 자동화하고 상황 인식을 통해, 위험 감지시 알람을 통해서 현장에서 사전에 예방 활동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HDC랩스도 H 이미 중장비 협착, 위험구역 출입, 야간 감시 등 9개의 알고리즘을 탑재한 AI CCTV 안전관제 서비스를 현대산업개발 4개 현장에 적용하여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Q4. HDC 랩스가 회사 차원에서 AI를 접목하는 사례나 계획이 있다면?
저희 HDC랩스는 이름에 걸맞게 대표님부터 신입 직원까지 모두 AI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항상 "사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점차 상품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요.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최근 AI 기반 사내 회의록 작성 및 주요 내용 요약 서비스인 '이로기'를 출시했습니다.
보안 문제로 인해 외부 AI 회의록 서비스의 사내 이용이 금지되었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내부 전용 서비스에 대한 직원들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자체적으로 파인튜닝한 LLM을 활용해 탄생한 이로기는 현재 매달 500건 이상의 회의에서 사용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Q5. 앞서 건설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 중이라고 말씀주셨는데요. 그 중 360도 카메라 기반 건설 현장의 하자 검출서비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건설 현장의 하자는 건설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의 특성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거나 처리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요.
특히, 입주자 사전 점검 행사를 앞둔 공사 현장에서는 어제까지 없던 하자가 갑자기 발생하거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하자의 검출과 진행 상황을 추적·관리하면 현장 담당자의 부담을 줄이고 체계적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현재 HDC랩스에서 개발 완료된 360도 이미지 AI모델은 360도 카메라를 이용하면 사진 한 장으로 방, 거실, 주방 등 공간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촬영한 사진을 잘게 잘라서 이미지 인퍼런스 하는 방식으로 하자 검출을 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2-3개월 이상 장기간에 걸쳐서 같은 공간을 촬영하게되면 공사 진척과 하자 처리 여부 등도 파악할 수 있어서 실제 테스트 적용된 현장 실무자들의 반응이 참 좋습니다.
특히, 이 360도 이미지 AI모델은 다양한 크기로 이미지를 변환할 수 있어 증강현실(AR)이나 혼합현실(MR)과 같은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기술은 다양한 배율의 고해상도 변환을 지원하여 어떤 크기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경량화된 구조로 설계되어 빠르게 작동하고 모바일 기기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AI 모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D 양자화(메모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기술)도 적용되어 더 빠르게 변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Q6. 건설 현장에서 AI를 도입하려는 곳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먼저,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먼저 시행되어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 적용하여 PoC결과를 도출하려면, △ 탑다운 방식의 과제 도출과 보고 체계, △데이터 라벨링 체계와 데이터 관리 플랫폼(데이터레이크) △플랫폼 개발, 알고리즘 개발/배포 △시공 단계에 맞는 시범 적용 현장 섭외 △적절한 리소스 투입(예산과 인력) 이 5가지가 기본으로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를 공사 현장에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체계적인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저희는 C레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거버넌스를 먼저 정비한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장 실무자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새로운 디바이스나 앱 설치를 요구하면 현장의 반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다양한 공종별 시기를 고려해 여러 현장을 섭외하기보다, 한 개의 테스트베드 현장에서 공사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AI를 적용해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Q7. 이 외에 HDC랩스에서 개발한 AI 활용 서비스나 상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동산 시세 예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HDC랩스에서는 부동산R114와 협업하여 정교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부동산 추정가 AI 모델이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이번 AI 모델은 기존 Rule-base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개발되었으며, 시계열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TimeLLM 모델을 채택하여 높은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부동산 데이터는 지역별로 거래량 차이가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매물 데이터와 실거래 데이터를 상호 보완해 부족한 부분을 예측·채워 넣는 방식으로, 매주 단지별 시세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변 단지의 정보와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값을 예측하는 기법(Random Forest Regression)을 활용했으며, 시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데이터를 다듬는 방식(선형보간, 이동평균)을 사용했습니다.
이번 AI 모델은 기존 방식에 비해 현저히 높은 정확도를 보여 부동산 시세 예측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