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의 특집 인터뷰가 실린 잡지 스포츠 그래픽 넘버 12월 25일 발행
시대를 대표하는 야구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로 건너와 일본 시절보다 투타에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MVP까지 차지했고, WBC에서도 드라마 같은 승부를 연출하며 우승을 이뤘으며, 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데 이어, 2024년과 2025년 2회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만화 주인공보다 더한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다. 언제나 상대를 존중하는 가운데 항상 야구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그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오타니가 긴장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2025년 12월 25일 일본 현지에서 발행된 <스포츠그래픽 넘버>에서는 상중하에 걸쳐 오타니 쇼헤이의 독점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 인터뷰는 2024년 <인생은 오타니처럼>이라는 책을 집필했으며 오타니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기자에게도 처음 들어보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오타니가 가장 긴장한 순간은 2023 WBC 결승전
오타니는 예전부터 타석에 들어설 때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투수로 나설때 긴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긴장하지 않는 것이 꼭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긴장'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WBC 결승전에 등판했을 때가 가장 숨막히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투구 내용에 따라 경기를 망칠 수도 있는 있었기 때문이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장면은 불펜으로 향하는 순간이었는지 아니면 불펜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이었는지 묻자 8회 다르빗슈가 한점 홈런을 허용해 3대 2, 한점차로 추격당한 순간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오타니가 포수 사인을 거부하고 초구 스위퍼를 던진 이유
WBC 결승전하면 누구나 마지막 트라웃을 삼진잡은 장면을 이야기하지만 첫 타자와 두번째 타자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첫 타자인 제프 맥닐을 상대한 오타니는 포수 나카무라가 직구를 요구했지만 마운드에서 고개를 흔든 뒤 스위퍼를 던졌다. 나카무라는 9회 첫 타자를 내보내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당연히 직구를 요구했다고 밝힌바 있는데 오타니는 포수의 사인을 거부하고 스위퍼를 던졌다. 왜 초구를 스위퍼로 던졌냐는 질문에 대해 흥미로운 답을 내놓았다.
"아 지금 나카무라에게는 실례가 될 지도 모르지만, 당시 스위퍼가 좋았고 결정구라고 생각했는데, 일본프로야구에서는 90마일의 스위퍼를 던지는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나카무라 포수가 스위퍼를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며 웃음을 지었다.
오타니는 나카무라 포수를 상대로 실전에서 공을 던진적이 없으며,심지어 불펜에서도 공을 던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물론 프로 선수이기때문에 스위퍼를 잡는 것 자체는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초구 스위퍼를 던진 뒤 나카무라의 포구 모습을 보고 결정구로 스위퍼를 던져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이런 확신은 결국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은 원동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무키 베츠 상대로는 스위퍼 사인 거부하고 직구로 승부
스위퍼 반응을 보기 위해 맥닐에게 스위퍼를 던졌지만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내준 오타니는 두번째 타자 무키 베츠를 상대로 초구에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두번째 공은 나카무라가 스위퍼 사인을 냈지만 오타니는 고개를 저은뒤 직구로 승부했다고 한다. 베츠가 마음껏 배트를 휘둘렀지만 2루 땅볼로 이어지며 병살타를 유도한 그 공이다.
"베츠에 대해서는 여러번 상대했고 데이터도 있었으며 어떤 타자인지 알고 있었기때문에 직구를 던지면 배트를 휘두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병살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2루로 굴러가서 병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트라웃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에서 마지막 던진 공은 바로 스위퍼였다. 마지막 공을 스위퍼로 선택할때 망설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타니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고, 베츠를 병살로 잡은 순간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있게 던졌다는 말을 전했다.

■오타니 WBC 투수 등판 여지 남겨
내년 3월 열리는 WBC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지금은 규정이 엄격해져서 MLB를 통해서만 일본 대표팀 관계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WBC 출전이 결정전 이후 이바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통해 보면 WBC에서 투수로서의 등판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부터 역산해서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개막전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많은 투수들이 개막 후 첫 등판이나 그 다음 등판에는 80구 정도, 5회까지를 목표로 던지기때문에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가 중요합니다."
오타니는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투수에 대한 열의, 만일 100마일을 던지지 못하게 되었다면 야수 전향을 생각했다는 내용과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3점 홈런을 맞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한 비결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WBC 출전을 확정지은 오타니를 상대로 한국 야구는 내년 3월 오타니와 2015년 프리머어 12와 2023 WBC에 이어 다시 한번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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