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발효로 단백질을 쉽게 두 배로 늘리기

2025-09-03

[전남인터넷신문]세계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신흥 경제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단백질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육류 소비가 늘면서 가축 사료용 곡물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지만, 곡물 재배에는 이미 막대한 토지가 소요되고 있어 단기간 내 생산량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인류는 ‘글로벌 단백질 위기’라는 새로운 식량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기존의 식품 시스템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새로운 단백질 생산 기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전통 발효 소재인 황누룩균(Aspergillus oryzae)이다. 누룩은 된장, 간장, 청주 등의 양조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뛰어난 효소 생산력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국민 균’으로 불릴 만큼 식문화를 떠받쳐온 중요한 미생물이다. 일본 국립농업기술연구기구(NARO)는 이 황누룩균을 활용해 새로운 단백질 생산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인 누룩 제조 공정에서는 곡물 내 단백질이 황누룩균에 의해 분해되어 세포 내로 통합되고, 이를 통해 황누룩균이 증식한다. 하지만 곡물은 단백질 함량이 5-10%에 불과해, 단백질 함량이 30-40%에 이르는 황누룩균에게는 질소 공급원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곡물만으로는 충분한 단백질 생산이 어려운 구조이다.

이에 연구진은 황누룩균이 가진 ‘질소동화’ 능력에 주목했다. 이는 암모니아 등 무기질 질소원으로부터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생화학적 반응으로, 이 기능을 활용해 곡물에 질소 화합물을 첨가하는 ‘질소 단백동화 고체 발효’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누룩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실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쌀은 발효 후 단백질 함량이 최대 2.3배(12.3%), 옥수수는 1.6배(13.2%)로 증가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도 쌀에서 1.4배, 옥수수에서 1.6배 높아지는 등, 단백질의 질적 향상도 확인되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증가를 넘어 영양적 가치까지 향상된 결과다.

이 기술의 핵심은 황누룩균이 곡물의 전분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외부에서 주입된 질소 화합물로부터 아미노산을 합성해 세포 내 단백질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단기간에 고단백질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 4일의 발효로 옥수수 1kg에서 124g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는 같은 양의 옥수수를 가축 사료로 활용해 소고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5.1g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향후 이 기술로 생산된 누룩을 고단백 식품 원료로 활용한다면, 글로벌 단백질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천 년 동안 장류와 술을 빚어온 전통의 누룩이 이제는 인류의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리 전남 지역이 보유한 전통 곡물 발효 기술과 이 같은 고단백 생산 기술을 융합한다면, 단백질 강화 및 고부가가치 식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Junichi Mano. 2025. Fast and easy edible protein production by nitrogen-supplemented koji fermentation. npj Science of Food(DOI:10.1038/s41538-025-00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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