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A 칼럼] 예상 못한 한강의 노벨상...K컬처 '새 엔진' 돼야

2024-10-11

[서울=뉴스핌] 김용석 문화스포츠 부장 = "정말 놀랍다"라는 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처럼,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과 국내 출판계에서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매년 수상 후보를 예측하기로 유명한 스웨덴 TV방송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웨덴 SVT는 노벨상 확정 발표 1시간 전에 특별 프로그램을 열어 이를 예측한다. 각계 4명 정도의 패널이 등장해 후보를 이야기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한강의 수상을 예측한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한국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섬세하게 다루며, 한국인의 정서를 세계적 공감대로 확장시켰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사회적 아픔을 보편적 인간성의 문제로 승화시킨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의 올해 노벨상 방향은 새로운 트렌드이다.

이미 인공지능(AI) 부문이 노벨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물리학상 수상자로는 머신러닝 연구자인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선정됐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는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 디렉터가 뽑혔다.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설계 모델을 만든 공로로, 허사비스와 점퍼는 AI로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허사비스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 개발자이기도 하다.

문학 부문도 다양성과 포용성, 여성이 고려 되었다. 뻗어가는 K컬처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2012년 이후 남녀가 번갈아 가며 수상하는 전통을 이어받아 지난해 남성 작가 욘 포세에 이어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제 K문학이 새로운 K컬처의 동력이 되야 한다. 한 작가의 성취를 넘어 한국 문화의 깊이와 다양성을 전세계에 알릴수 있는 기회다. 다듬어진 번역을 통해 한국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전달하는 노력도 더 해야한다.

BTS(방탄소년단)로 대표되는 K팝의 세계적 인기에 이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이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념비적 사건'이다. 문학,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져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문화 산업의 정밀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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