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다음 달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첨단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채택한 웨이퍼 생산에 들어간다.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들은 4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다음 달 초 애리조나 피닉스의 21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의 1공장 완공식을 거행한 후 4나노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2021년 착공한 1공장은 완공까지 4년간 2조 700억 대만달러(약 89조 2000억 원)가 투입됐으며 매달 약 4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양산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정됐다. 이 소식통은 “애리조나 TSMC 공장은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등이 접목된 대형 공장 ‘메가팹(Mega fab)’으로 설계돼 클린룸의 규모가 동종 업계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애플과 엔비디아·AMD 등 고객사에 제공할 반도체를 생산한다. 당초 3나노 공정을 도입하려던 2공장은 4나노 주문량 폭주로 인해 우선 4나노 제품 생산에 나선 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3나노 공정을 설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2공장에서는 2028년께부터 매달 웨이퍼 약 5만 장을 양산할 방침이다. 3공장은 2030년께 2나노 또는 ‘A16(1.6나노 공정)’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반도체를 자국에서 생산해온 TSMC는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미국·일본·독일 등 해외로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대만 언론은 애리조나의 TSMC 공장이 미중 기술 전쟁 속에서 미국 현지 반도체 제조의 바로미터로 평가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피닉스에 1∼3공장 건설에 이어 4∼6공장 확충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