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은 <완창판소리 - 장문희의 심청가>를 3월 22일(토)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장문희 명창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로, 2011년(심청가), 2015년(춘향가), 2022년(심청가)에 이어 네 번째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는 약 5시간에 걸쳐 동초제 ‘심청가’를 완창한다.
장문희 명창은 7살이 되던 해 판소리에 입문, 어린 나이부터 소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팔명창 가운데 하나인 이날치의 증손녀이자 친이모인 이일주 명창에게 배웠다. 전주대사습놀이 1995년 학생부 장원, 1998년 일반부 장원을 받은 데 이어 대학교 재학 시절인 2004년 최연소로 명창부 장원(대통령상)까지 거머쥐며 전주대사습놀이 3관왕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04년 당시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는 최고점을 기록, ‘100년에 한 번 나올 소리꾼’ ‘올해 대사습이 낳은 대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젊은 나이에 명창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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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으로 활동 중인 장 명창은 국내 다수 무대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을 비롯해 방송 출연과 판소리 음반 발매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장문희 명창은 동초제 ‘심청가’를 선보인다. 판소리 ‘심청가’는 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쳤다가 지극한 효심에 감복한 용왕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는 내용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슬픔을 토로하는 비장한 대목이 많고 예술성이 뛰어난 것으로 손꼽혀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끌고 나가기 힘든 작품이다. 그 가운데서도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한 소리의 장점을 모아 정립한 소릿제로 김연수-오정숙-이일주로 전승되었다. 그 과정에서 국립창극단 초대 단장이었던 김연수 명창이 재구성한 소리인 만큼 사설 그대로를 창극 대본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극적 짜임새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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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희 명창은 전북특별자치도 판소리 심청가 명예 보유자였던 이일주 명창과 함께 지내며 동초제 소리로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네 바탕을 익혔다. 동초제는 정확한 사설 구사와 발림(창자가 신체를 활용한 몸짓ㆍ표정, 부채로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동작)을 통한 극적 표현을 중시하지만, 이일주 명창은 사설과 극적 요소가 이미 노래에 녹아 있기에 무엇보다 소리와 성음 그 자체로 소리꾼의 예술적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장 명창은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아 오로지 자신의 공력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겠다는 포부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극적 비극성이 농축된 동초제 ‘심청가’를 장 명창 특유의 깨끗하면서도 애원성이 짙은 성음으로 들을 기회다.
고수로는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판소리장단(고법) 예능보유자 조용안과 국립창극단 기악부 조용수가 함께하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12월 ‘신재효 타계 100돌 기림’으로 처음 기획된 뒤 1985년 3월 정례화된 이래, 지금까지 40년 동안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판소리 완창 공연으로는 최장ㆍ최다를 자랑하고 있으며, 당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로 인정받고 있다. 소리꾼에게는 으뜸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2025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내공을 쌓고 있는 소리꾼이 매달 무대에 올라, 소리의 멋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관객과 만난다.
전석 2만 원.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