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제휴 이뤄내며 법인고객 유치전서 유리
취약한 보안성 해결해야...보안 평가 낮은 등급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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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법인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미뤄온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서 법인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주요 거래소 가운데 빗썸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부터 법인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발급 대상은 법집행기관, 지정기부금단체 및 대학교 법인, 가상자산 거래소다. 하반기부터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중 3500여개사에 대해 가상자산 계좌를 허용해주기로 했다.
우리나라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세 곳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단 평가가 나온다. 법인고객 유치를 통해 거래량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거래소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세 거래소는 법인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단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인고객 유치 경쟁에선 빗썸이 업비트와 코인원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이미 올라섰단 목소리가 나온다. 법인고객의 경우 시중은행과 제휴된 가상자산 거래소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데 빗썸은 국민은행과 제휴를 이뤄낸 반면 업비트와 코인의 경우 인터넷은행과 제휴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코인원과 제휴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상 법인계좌 허용과 관련해 논의에 빠르게 착수했다. 법인고객을 뺏기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법인고객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더라도 법인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빗썸이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현재 상황에선 경쟁 우위를 확보했지만 실제 법인고객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취약한 보안성을 보완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법인고객이 보안성을 우려해 다른 거래소를 선택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사이버보안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라이브는 빗썸의 보안 부문 점수를 100점 만점에 33점, 등급으로는 'DDD'를 매겼다. 다른 분석업체인 씨씨데이터 역시 지난해 집계에서 업비트에 보안 부문 점수 14.6을 부여한 반면 빗썸에는 7.9점을 줬다.
이에 빗썸은 '차세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제',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인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빗썸의 지난 13일 기준 빗썸의 점유율은 33%로 지난해 9월 30%에서 3%포인트(p) 늘었다.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이뤄낸 일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빗썸이 법인고객 유치에서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인다면 업비트를 턱밑까지 추격할 가능성이 높단 의견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법인고객 유치 경쟁에서 빗썸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다른 거래소와 비교해 높은 고지에 올라섰다"면서도 "다른 거래소 역시 시중은행과의 접촉을 시도할 수도 있는 점은 변수"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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