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지역에서 시작되는 진짜 성장

2025-07-28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창업생태계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과 국력 5강 도약을 목표로 기술주도·모두의·공정한 성장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 및 창업 생태계 확립이 5대 과제에 포함되면서, 이러한 국가적 목표를 실현할 현실적 해법은 바로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의 강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관한 한국 창업생태계의 최근 현실은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2025년 StartupBlink 국가순위에서 한국은 20위로 전반적인 기술력은 상위권에 속했지만, 기술을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창업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은 도시 순위 20위로 선전했으나, 대전은 366위, 부산·울산·제주 등 다른 주요 도시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대전의 경우 생태계 성장률이 58%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글로벌화 수준과 자본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순위 상승에 한계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기술 잠재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글로벌 창업생태계를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구축하는 노력이 절실함을 의미했다.

기술만으로는 창업생태계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창업 도시 육성은 단순히 기술력의 우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자본 유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그리고 체계적인 정책 실행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태계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지역 거점은 단순한 보육기관의 역할을 넘어, 지역 특성에 기반한 전략적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강점과 잠재력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창업 생태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다. 예를 들어 부산은 해양 과학 기술, 대전은 우주항공, 광주는 AI 등 지역별로 특화된 과학기술 역량을 중심으로 글로벌 창업 도시를 육성해야 했다. 이러한 지역별 특색을 살린 창업 도시의 형성은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더 많은 글로벌 창업 도시를 탄생시키는 견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부산 등 기술 잠재력이 높은 도시는 '도약형 창업도시'로 지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지역 기반의 글로벌 교류 플랫폼을 구축하여 해외 투자유치 및 인재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기업, 벤처캐피털(VC) 및 액셀러레이터(AC) 등이 지역 인큐베이터 운영에 참여하도록 지역 창업 전담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스타트업 자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셋째, 민간 중심의 창업 커뮤니티를 확대하여 자율적이고 역동적인 혁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특히 AI, 바이오, 우주항공,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격차'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는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는 서울 중심의 창업생태계를 넘어 전국이 함께 연결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진정한 국가 균형 발전이자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기반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 혁신을 지역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글로벌 창업 도시를 육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혁신 허브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박대희 창조경제혁신센터 협의회장·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adam6253@ccei.kr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