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이 2025년 을사년 신년사에서 안전과 기술혁신, 법과 원칙 준수,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31일 신년사를 내고 “조선사업은 3대 핵심 분야를 더욱 최적화해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최첨단 선박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고, 동시에 중국에 잠식당한 기존 시장을 되찾아 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함께 구조조정에 나섰던 석유화학, 정유, 건설기계 사업과 관련해서는 “올해도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지만, 지난해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전 임직원이 사업계획을 적극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새해에 가장 강조할 분야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안전은 모든 생산의 근본”이라며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인력과 예산투입에 주저함이 없도록 각사 사장들이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 협력업체의 안전도 우리 일처럼 직접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 준비에 역량을 모을 것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호황은 영원할 수 없으며, 시장은 언제든 바뀔 것”이라며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하고, 시장의 변화를 견뎌낼 체력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핵심인 조선사업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인구감소, 조선소 기피현상, 생산기술 전수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 중국 조선업의 성장도 막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을 ‘새로운 기회’로 지목한 뒤 “차분하게 대응하며 우리의 실익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험과 실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핵심이 ‘기술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기술혁신을 위해 우리 그룹은 GRC를 중심으로 설계, 개발,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 충원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모든 의사결정은 법과 원칙에 따르고, 도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은 기업의 숙명이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원칙에 따라야 한다”면서 “올해는 특히 국내외에서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의사결정의 순간순간마다 원칙을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 의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통한 조선소의 디지털화 ▲K-방산의 성장을 위한 함정 분야의 해외 투자 및 야드 개발 기회 모색 ▲건설기계 분야의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 장비 개발 ▲중전기 분야 배전 신공장 건설 ▲로보틱스 분야 솔루션 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또, 소형원자로(SMR) 지분투자, HD하이드로젠 설립을 통한 연료전지 사업 진출, AMC사이언스 설립을 통한 신약 연구개발 사업 진출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러한 미래 준비는 우리 그룹이 100년, 200년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우리 그룹의 미래에 희망을 갖고, 앞으로도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권 회장은 신년사에 앞서 지난 주말 불의의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