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CEO 탐구-①현대건설 이한우]내실·체질 개선…'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 돌파구

2025-04-01

취임 직후 '빅배스' 단행…재무도 개선 등 내실 강화 숙제

에너지 분야 중심 체질 개선 선언…"건설 명가 위상 회복"

봄기운 완연한 꽃 피는 4월이지만, 건설업계는 여전히 한겨울 한파다. 건설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 중견사를 중심으로 ‘줄도산’ 사태마저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새 리더십 발굴이 절실한 상황. 실제 올해를 기점으로 새 얼굴들이 수장으로 대거 등판한 가운데 신임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들이 부여받은 임무와 과제가 무엇인지, 향후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루키 CEO 탐구’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루키 CEO 탐구-①현대건설 이한우]내실 강화·체질 개선 특명…'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 돌파구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해 현대건설 수장 자리에 오른 이한우 대표이사 부사장은 1994년 입사 후 30년 넘게 현대건설에만 몸담은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1994년 서울대학교 건축공학 학사를 취득한 뒤 같은 해 곧바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본부 건축기획실장(상무, 2016~2017년), 주택사업본부 건축주택지원실장(2019~2020년), 전략기획사업부장(2021~2022년), 주택사업본부장(전무, 2023~2024년) 등을 지내며 ‘주택통’으로 불렸다.

지난해 11월 이 대표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전임 윤영준 사장이 1957년생인 반면 이 대표는 1970년생으로 ‘젊은 피’에 속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위기 돌파를 위해 세대교체를 택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파격적인 세대교체인 만큼 이 대표 어깨에 짊어진 짐도 무겁다. 건설업계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 악화는 물론 현대건설 내부적으로도 재무건전성 및 실적 개선, 신사업 발굴 등 주어진 과제가 막중하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1조220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적자 전환이다. 그 배경에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영향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지난해 적자 전환이 향후 예상되는 추가 원가 상승분까지 반영하면서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서도 현대건설이 이번 적자 전환을 통해 리스크를 털고 가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 대규모 손실 대응)’ 전략을 감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갓 지휘봉을 잡은 이 대표로서는 ‘제로 베이스’도 아닌 ‘마이너스 베이스’에서 경영을 시작하는 셈이다.

다행히 이번 적자 전환이 현대건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일으키는 프로젝트들이 최근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현장들인 만큼 수익성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다.

◆'불황 뚫는' 체질 개선 박차…'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천명

이 대표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신사업 발굴 및 체질 개선’이다. 주택·분양시장이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택사업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주택통’으로 꼽히는 이 대표지만, 그는 주택이 아닌 에너지 분야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회복, 혁신 상품과 기술 개발로 지속성장 토대 마련, 기업의 사회적 책무 이행과 가치 창출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 명가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체질 개선’의 핵심 키워드는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에너지 중심 중장기 성장 전략인 ‘H-Road’를 공개했다.

해당 전략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자력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형원전, SMR, 수소 생산플랜트, 전력망 분야 영향력을 확대하고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 패키지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에너지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바 있다.

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로드맵 확대, 탄소중립 실현을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분야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 및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새 먹거리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물론 주력 분야인 주택사업도 현대건설의 저력과 경쟁력을 앞세워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및 대규모 투자개발사업 착공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데뷔 첫 시즌을 치르는 이 대표가 체질 개선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현대건설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건설 명가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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