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잡을 수 있나요?"…나에게 딱 맞는 '룸메 체크리스트' 항목 보니

2025-02-23

'벌레는 잡을 수 있나요" “이어폰은 사용하나요"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곧장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박씨는 성향이 다른 룸메이트와의 한방살이가 매우 불편했다. 고민 끝에 1년 만에 기숙사 생활을 접고 자취를 시작했다. 박씨와 같은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대학생들이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룸메이트를 직접 구하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들이 랜덤으로 룸메이트를 정했던 과거와 달리 구체적인 조건으로 생활방식과 마음이 맞는 룸메이트를 정할 수 있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생활 리듬이 포함된 항목의 룸메 체크리스가 공유되고 있다. 항목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기상시간과 취침시간, 코골이와 같은 잠버릇 항목이 있다. 더 나아가 벌레를 잡을 수 있는지, 샤워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MBTI 항목까지 꼼꼼히 체크할 수 있다. 룸메 체크리스트를 통해 대부분의 대학 기숙사는 마음과 생활패턴이 비슷한 학생끼리 같은 방을 배정하고 있다.

이같은 풍경은 학생들이 룸메이트와 겪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기숙사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울리는 룸메이트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인다. 2030 플랫폼 어피티가 지난해 4월 MZ세대 1206명을 대상으로 친해지기 편한 사람의 조건에 대해 물은 결과, 86.5%가 '나와 가치관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학생 스스로가 선택한 룸메이트 지정자들은 임의 지정으로 만난 학생보다 공동생활에서 더욱 원만한 인관관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특히 생활양식을 미리 알고 선택하면서 룸메이트 간의 불협화음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갈등이 깊어지거나 룸메이트 변경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으로 막을 수 있다.

앞서 부산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는 한 학생이 룸메이트에게 앙심을 품고 샴푸와 치약 등에 제모 크림을 넣은 사건이 있었다. 또 제주도에서는 평소 룸메이트에게 불만이 있던 학생이 술에 취한 상태로 기숙사에 들어와 룸메이트를 협박하고 이 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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