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름, 색소, 모공, 각질, 블랙헤드, 여드름 등 얼굴 피부에는 매우 많은 건강 관련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를 건강검진 데이터와 융합한다면, 많은 이들이 보다 쉽게 자신의 간단한 건강 및 질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박우진 디지로그 CTO는 얼굴 피부 측정 데이터의 2·3차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약 4년간 데이터 분석 PL로 활동, 반도체 생산 효율 개선에서 쌓아올 린 빅데이터 노하우를 헬스케어에 적용하고 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건강검진 분야다. 흔히 사람들이 “얼굴 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픈 거 아닌가요?”라며 안색으로 건강을 묻는 것을 인공지능(AI) 얼굴 피부 분석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다. 그동안 사람들이 무심코 말해 온 얼굴과 신체의 연결고리를 빅데이터화하는 셈이다.
박 CTO는 “디지로그는 이미 AI 기반 디바이스로 1024개 기준의 피부 분석을 하고 맞춤형 피부개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피부관리 컨설팅, 화장품 추천을 넘어 건강 상태도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와 혈액, 골밀도 근육 등 각종 신체 상황이 사람들의 피부에 어떤 특징으로 나타나는 지를 조사해 나갈 것”이라며 “통계 기반 신체와 피부의 융합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미 여러 건강검진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목표를 향한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디지로그는 현재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 차움병원, 강남 메디컬투어센터 등에 건강검진 추가 서비스로 AI 피부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CTO 디지로그의 AI 피부 측정 솔루션이 건강검진에 대한 대중의 부담을 낮추는 매개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병원·관공서 대기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혈압 측정기처럼, AI 피부 측정기를 통해 손쉽게 건강 상태를 자가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건강검진으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과 어르신 등 주기적인 건강검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AI 피부 측정이 그 장벽을 낮추는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간이 진찰의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피부 측정 솔루션이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여초에 불과, 간편하게 수시로 피부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 디지로그 기술의 장점이다. 높은 접근성을 활용해 피부 건강 플랫폼 서비스 제공, 식생활 개선 컨설팅 도우미 서비스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 CTO는 “지금은 우선 건강검진 데이터와의 융합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또 다른 이종 분야와 피부 데이터의 융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접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의 형태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