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아워홈에게 '한화그룹'이란

2025-02-25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범LG가(家)에 속하는 기업 아워홈 인수에 나섰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인수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지만 동일한 아워홈 내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창업주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 회장 외 2인과 체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범LG가에 속했던 아워홈이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된다.

주식 양수 예정일자는 4월 29일이다. 이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아워홈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종결된다. 그러나 차녀 구명진 씨와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정관에 적시된 우선매수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워홈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 2세가 바라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장남과 장녀로서는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기나긴 경영권 분쟁을 종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장녀 구미현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인사말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또는 사업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기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내고 사업 지속 발전을 지향할 수 있는 전문기업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와 달리 지분 매각을 반대해왔던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으로서는 인수자가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로서는 아워홈이 범LG가에서 한화그룹 계열사가 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창업주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한일은행 창구 업무를 시작으로 울산비료 경리부장, 제일제당 기획부장, 금성판매 전무, 금성통신 부사장, 호텔신라 초대 사장 등을 거쳤다. 2000년에 아워홈을 설립했다.

범LG가로서 창업주의 정신 계승인가 혹은 매각으로 새 주인을 맞을 열 것인가. 어찌 보면 아워홈의 M&A(인수합병)를 둘러싼 주주 간 갈등은 두 명분의 대립이기도 하다. 법적 공방으로 치닫게 되면 이에 따른 결과가 도출되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임직원의 시각도 간과할 수 없다.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대표매도인은 아워홈의 등기임원 중 대표인 구미현 회장 및 사내이사인 이영열 부회장과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하여금 거래종결일자로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하도록 하여야 한다. 아워홈이 한화그룹 계열사가 되는 과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직원 일부는 이러한 M&A로 아워홈 경영권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화그룹 품에 안기면서 발생할 변화에 생존‧적응해야 하는 과제도 생기게 된다. 기업의 DNA 등 조직문화의 급변은 기존 임직원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곤 한다.

한화는 아워홈 임직원에게 어떤 모습을 제시할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거래 종결 이후 확약에서 3년 간 계약기간이 정해진 직원을 제외한 소속 직원의 고용 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고용 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이제 아워홈 임직원 한화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가 그리고 있는 M&A 이후의 미래가 아워홈의 임직원의 마음도 붙잡을 수 있을지. 이번 아워홈 M&A 성공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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