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50억 원 기부 소식이 연일 화제다.
슈가는 지난 23일 세브란스병원에 50억 원을 기부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치료와 자립을 위한 치료센터 설립을 알렸다. 해당 금액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물론 연세의료원 전체를 통틀어 아티스트 기부금 중 최고액이다.
아무리 월드스타인 방탄소년단의 멤버라도, 입이 떡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도 치료 센터 건립에 힘을 얹었고, 일반인 기부금이 하루 만인 24일 2억 원을 돌파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앞서도 방탄소년단 멤버들 역시 국가 재해 혹은 취약 계층을 위한 통 큰 기부를 이어왔지만, 이번 기부는 남다르다. 설립될 치료센터는 기부자 이름을 활용해 ‘민윤기 치료센터’로 명명됐고, 지난 23일 세브란스병원 제중관 1층에서 착공식이 진행됐다.

오는 9월 완공되는 해당 센터에서는 언어, 심리, 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고, 임상과 연구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부에는 단순히 숫자만으로 가치를 논할 수 없는 슈가의 진심이 담겨있어 더 의미가 깊다.
슈가는 기부에 앞서 대체복무 중에도 약 7개월에 걸쳐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 함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위한 음악 접목 프로그램 ‘마인드(MIND)’에 참여해 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교수는 지난 24일 세브란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슈가 씨는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었다”고 슈가의 진정성에 대해 언급했다.

천 교수는 “이 센터는 사실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상당히 마음속에 꼭 간직하고 있던 꿈을 이루는 기적 같은 센터”라고 소개하며, “슈가 씨가 작년 11월에 저를 찾아와서 음악 재능 기부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제가 쓴 자폐스펙트럼장애 교과서를, 5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상당 부분 읽고 왔더라.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 깊이 있고 날카로워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슈가 씨의 좋은 취지를 구현할 수 있을까(생각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됐고, 마인드 프로그램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며 “준비부터 진행 과정을 쭉 지켜본 바로는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도 안 하고, 저보다 더 일찍 와서 기타 연습하고 있고, 치료자분들과 사전 미팅을 하는 걸 보면서 오히려 제가 숙연해졌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와 호흡에 맞추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고, 진심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느꼈다. 모든 치료자가 진정성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극찬했다.

또 “소아청소년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플랫폼, 하드웨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저와 소통하면서 더 느꼈던 것 같다”며 “지속해서 저희에게 관심을 두고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센터를 점점 확장하고 고도화시켜나갈 계획”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슈가가 지난 21일 소집해제 후 팀 복귀를 알리며 부정적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 대체복무 중에 벌어진 음주운전 사건 때문이다. 이어 슈가의 기부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 또한 활동 복귀를 위한 수단이라는 불편한 시선이 전해지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슈가의 선한 영향력에 ‘본인 이름이 들어간 것부터 책임감이 느껴진다’ ‘쉬운 일 아니었을 텐데 대단하다’ ‘저 교수님 나온 방송 보니 재정적 지원 필요해 보였는데 정말 잘한 일이다’ ‘단순 기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니 진심이 느껴진다’ ‘잘한 건 잘했다고 하자’ 등 응원과 격려를 전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