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랑스런 K-건설... 염원하던 '해외 원전' 15년만에 재개

2024-11-05

현대건설, 4일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 체결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성과

다음은 대우건설 '체코 원전'... "한·미, 원자력수출 가서명"

尹 "원전 르네상스 맞이... 1000조 글로벌 시장 열려"

건설업계가 그토록 염원하던 ‘해외 원전 건설’이 15년만에 재개됐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는 낭보를 알려왔다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 위치한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Kozloduy NPP-New Builds)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ESC, Engineering Services Contract)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EPC의 본계약은 내년 말께 체결한다. 준공은 2035년이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수주 이전 15년간 우리나라 ‘해외 원전 건설’ 시장은 암흑기였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이후 한국 건설사들 수주한 해외 원전 건설은 ‘0’건이었다. 현대건설은 15년 동안 끊어진 ‘해외 원전 건설’ 명맥을 다시 이었다는 점에서도 건설업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은 인구구조 등의 한계에 직면했고 앞으로 많은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며 “현대나 삼성 같은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서 사업을 수주해 해외 건설의 보편성을 만들어줘야 그 밑에 있는 건설사들과 협력사들도 미래먹거리인 해외 건설 진출을 꿈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이후 다음 수주 유력 주자는 바로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수주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전력공사(CEZ)가 발주한 체코 원전 입찰에 '팀코리아'로 참여해 경쟁사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돼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지난 8월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체코 정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주 계약이 잠시 미뤄진 상태다. 10월 말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가 기각을 했고,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통상부가 미국 에너지·국무부와 원자력 수출과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에 가서명했다고 밝히면서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은 탈원전 기조를 버리고 대규모 원전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U는 2022년 친환경 에너지로 정의하는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에 ‘원전’을 포함시켰다. 올해는 친환경 기술에 ‘원전’을 포함하는 탄소중립 산업법도 통과시켰다. 체코와 폴란드, 프랑스, 영국 등은 앞장서서 원전 도입을 확대 중이다. 독일은 원전의 수명 연장을 추진한다. 원전 건설을 금지한 스웨덴은 2045년까지 원전 10기를 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해외 원전 시장의 규모는 약 1000조원에 이른다. 윤 대통령은 10월 30일 경북 울진 신한울 1·2호기 준공식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1000조원의 글로벌 원전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원전산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의 과감한 도전과 제도의 뒷받침을 통해 다시 한 번 K-원전 건설의 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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