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대선 앞두고 '경제안보통'도 현대차로…연원호 외교원 센터장 영입

2024-10-27

국내의 대표적 경제안보 전문가로 꼽히는 연원호 전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이 현대자동차그룹 GPO(Global Policy Office) 내 글로벌경제안보실장으로 영입됐다. 미국 대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향후 미·중 경쟁의 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대비하는 목적이다.

27일 외교가에 따르면 연 전 센터장은 오는 28일부터 현대차 GPO에서 경제안보 관련 이슈를 전담한다. GPO는 지난해 8월 신설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외교관 출신의 김일범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대표적인 미국 전문가로 대미 네트워크가 탄탄한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이 GPO 전무로 영입됐다. 우 전 기획관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앞서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세종연구소를 거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외교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지낸 김동조 상무를 영입했다. 이어 같은 해 말에는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을 거친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를 자문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연이어 외교안보 분야 전문 인사를 고위직으로 영입하는 건 글로벌 위기 대응 역량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런 움직임은 2022년 8월 미국산 전기차·배터리·태양광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표된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이번에 영입된 연 전 센터장은 올해 새롭게 국립외교원에 설립된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을 정도로 경제안보와 관련해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스토니브룩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연 전 센터장은 국립외교원에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안보팀장을 지냈으며 국가안보실, 외교부 자문위원을 거쳤다.2022년 4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대미 특사단 성격의 한·미 정책협의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은 계속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전략 경쟁 국면의 한복판에 선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거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 22일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을 하는 등 신흥국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탈탄소 규제가 엄격해지는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국내 기업도 보다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외 여타 대기업들도 최근 외교안보 전문가 혹은 외교관 출신 인사 영입을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GPA(Global Public Affairs) 실의 김원경 사장과 윤영조 부사장, SK의 양서진 부사장 등이 외교관 출신이다.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의 인력 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미국처럼 이른바 '외교안보 브레인'들이 민·관을 넘나드는 사례는 향후 더욱 잦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직 사회와 학계에선 전문 인력이 기업으로 연이어 떠나는 '유출 현상'을 막기 위해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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