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메뉴 좀 추천해 봐”…챗GPT, 이제 업무보다 일상에서 더 쓴다

2025-09-17

업무 효율화 도구로 주목받았던 초기와 달리 현재 사용자들이 챗GPT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여드름에 얼음찜질이 효과 있을까”, “오늘 저녁 메뉴 추천”, “아이와 함께 즐길 문화 활동은” 등 일상 관련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오픈AI와 미국 하버드대, 듀크대 연구진은 약 150만 명의 챗GPT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2024년 5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전 세계 7억 명 이용자 중 무작위 추출한 110만 건의 대화를 기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단일 챗봇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분석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 챗GPT 대화의 73%가 업무가 아닌 일상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6월에는 비업무 사용 비중이 53%였으나, 1년 만에 70%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챗GPT가 직장에서의 생산성 향상을 넘어 가정, 학습, 취미 등 생활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를 ‘가정 내 생산성’이라고 정의했다. 세탁기가 가사 노동 효율을 높였듯, 챗GPT 역시 생활 속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을 돕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사에 따르면 챗GPT 대화의 약 80%는 실용적 가이드, 정보 탐색, 글쓰기 등 세 가지 주제에 집중됐다. 실용적 가이드는 학습·생활 팁, 브레인스토밍 등 맞춤형 조언을 포함하며, ‘마라톤 훈련 계획을 세워 달라’거나 ‘무대 발표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와 같은 질문이 대표적이다.

정보 탐색은 인물, 제품, 레시피 등 사실 확인에 초점을 맞춰 기존 웹 검색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두 주제는 전체 대화의 약 53%를 차지하며, 지난해 40% 수준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생성형 AI가 구글 중심 검색 광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존 예측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챗GPT를 통한 정보 탐색 사용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상품 관련 질문은 전체 대화의 2.1%를 차지했다. 향후 챗GPT가 광고나 제휴를 통한 수익 창출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구글의 글로벌 검색 점유율은 90% 아래로 떨어졌으며, 그 빈 자리를 챗GPT와 퍼플렉시티 같은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메우고 있다. 미국 데스크톱 검색 트래픽에서도 AI 검색 비중은 5.6%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챗GPT 대화를 ‘질문(Asking)’, ‘작업(Doing)’, ‘표현(Expressing)’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질문은 정보나 조언을 구하는 경우, 작업은 산출물 생성 요청, 표현은 감정이나 잡담을 뜻한다. 지난 1년간 질문 비중은 49%로 빠르게 늘어나 작업(40%)을 추월했다. 특히 고학력·전문직일수록 질문 빈도가 높았다.

사용자 구성도 변화했다. 출시 초기에는 남성이 80%를 차지했지만, 2025년에는 여성 사용자가 52%로 많아졌다. 연령대별로는 26세 이하가 전체 메시지의 절반을 기록했다.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의 채택 속도도 빨라지면서, AI 사용이 미국·유럽 중심에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챗GPT가 지식 노동에서 의사결정 품질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며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식 노동은 작은 판단 차이가 큰 성과로 이어지는 만큼, 챗GPT 같은 도구의 문제 해결력과 의사결정 지원 효과는 막대하다”며 “AI가 새로운 유형의 글로벌 경제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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