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지역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신모(56)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을 군인(대위)이라고 밝힌 김모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곡괭이 수백 자루 구매 의사를 밝힌 그는 “행정보급관이 도시락 구매를 누락해 훈련이 어렵다. 전투 식량값을 대신 내주면 곡괭이 대금을 결제할 때 한꺼번에 정산하겠다”며 ‘국방부 지출결의서’ ‘부대물품공급 결제확약서’ 등을 보냈다. 이를 믿은 신씨는 그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투식량업체에 연락해 구매 비용 144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연락이 끊겼고, 전투식량 업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모든 서류는 가짜였다.
이처럼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군부대, 정당, 대통령 경호처 등을 사칭해 ‘노쇼’ 또는 대리 구매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강원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과 활동 등의 혐의로 국내외 조직원 114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노쇼 사기는 피싱 조직원이 정당·군부대 관계자를 사칭해 단체회식·도시락·숙박업체 등을 예약한 뒤 특정 업체의 물품을 대리 구매해달라고 요청한다. 여기에 속은 피해자가 업체에 돈을 보내면 조직원·업체가 잠적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인터폴 등과 협력해 이런 범죄를 벌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소재 범죄단지 콜센터를 지난 5월 급습했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는 모두 15명. 이 가운데 3명을 국내로 송환하고 국내서 자금세탁책 등으로 활동한 111명을 붙잡았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또 다른 총책을 추적 중”이라며 “국제 공조를 통해 이들을 척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긴 대통령 경호처, 아시죠?”… 캄보디아발 ‘사기단’ 69억 털었다 [수민이가 화났어요]](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3/2025110350960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