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스토리] '우주에서 버틸 수 있을까'…누리호에 실린 삼성의 새로운 시험

2025-11-29

E3T 1호 탑재해 방사선·극한 환경 검증

K-부품 우주 헤리티지 확보 '출발선'에 서다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이 지구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을 때, 우주에서는 또 다른 실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국산 소자·부품과 삼성전자 메모리가 실린 '우주검증위성(E3T) 1호'가 지난 27일 누리호를 타고 우주로 올라갔습니다. K-부품들이 처음으로 우주 무대에 선 순간이죠. 위성 안에서는 저항, 센서, 아날로그 칩, 그리고 삼성의 D램과 낸드까지 다양한 부품이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의 무대가 데이터센터에서 우주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E3T 1호의 가장 큰 임무는 '우주 헤리티지' 확보입니다. 우주에서 살아남았다는 기록을 얻어야만 우주용 등급 부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주는 방사선이 강하고 온도 변화가 심합니다. 이 때문에 메모리 셀에 오류가 생기거나, 패키지가 변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아무리 테스트를 해도, 실제 우주 환경 테스트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위성에는 국내에서 만든 9종의 소자·부품과 함께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탑재됐습니다. 저항, 커패시터 같은 기본 부품부터 센서, S램 같은 시스템 반도체 요소까지 골고루 실렸습니다. 한마디로 'K-부품 종합 세트'가 통째로 우주 시험대에 오른 셈이죠. 특히 삼성 메모리가 포함됐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메모리는 우주에서 오류가 잘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AI 서버, 스마트폰 등 지상 시장에서 메모리 기술을 고도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주에서도 메모리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위성 영상 분석, 우주 인터넷, 우주기반 AI 서비스처럼 데이터 처리량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메모리가 이번 실험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면, 기존 시장을 넘어 우주용 메모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습니다. 이번 실증은 그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첫 단계입니다.

E3T 1호는 고도 600km에서 최소 6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합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이 기간 동안 탑재된 국산 부품이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삼성 메모리 모듈도 같은 방식으로 평가됩니다. 이 데이터는 앞으로 우주용 반도체 설계, 소재 선택, 방사선 대비 기술 등에 직접 활용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우주산업은 주로 구조체 제작이나 통신 시스템 중심이었습니다. 반면 반도체와 전자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E3T 1호는 이런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입니다. 국산 부품을 우주에서 직접 검증해 '쓸 수 있다'는 증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번 실증을 통해 우주용 메모리 경험까지 쌓게 된다면, AI 서버뿐 아니라 우주 컴퓨팅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AI가 더 똑똑해지고, 우주 기반 서비스가 늘어나는 시대입니다. 이제 반도체는 지상에서만 잘 작동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우주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가야 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우주검증위성(E3T) 1호는 그 새로운 경쟁의 신호탄입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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