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라틴어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다른 고대 인류 종과 경쟁에서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번성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신체 대비 뇌용량이 크게 진화되면서 고도의 지능과 사회성 그리고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성인의 뇌는 약 1.3kg 정도인데, 몸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소모하고 혈액의 25%를 사용하면서 움직임과 행동, 항상성 유지, 인지, 감정,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매우 중요한 중추신경계의 핵심 기관이다. 뇌는 1천억 개의 뉴런(neuron)과 이를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가 1천 조개로 관계망을 형성하여 신체에 필요한 모든 기능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여 처리하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뇌가 이러한 놀라운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 있기 때문이다. 신경 가소성은 뇌의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즉, 출생아는 뉴런 하나당 시냅스는 2,500여 개에 불과하지만, 3살이 되면 150,000개로 증가한다. 그 후 다양한 학습을 통해 그 수를 늘려 신경 가소성을 높이게 된다.
신경 가소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의 영역이 대뇌 피질의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일반적으로 언어기능, 감정과 논리적 사고 등의 판단을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주로 합리적 판단과 대인관계 및 실행 능력을 담당하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자아(自我, Ego) 능력 형성을 주관한다. 전두엽과 관련된 신경 가소성의 유형은 경험 의존적 가소성과 기대적 가소성으로 구분되는데, 새로운 기술 학습과 정상적인 심리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 변화와 만성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와 같은 부정적 변화라는 양면성이 있다. 따라서 신경 가소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정신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극단적인 측면에서 전두엽이 손상되면, 첫째, 기억력, 주의력, 판단력 및 문제해결 능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된다. 둘째, 충동 조절 장애, 감정 둔화, 공감 능력 상실, 우울 및 불안 등 감정조절 문제가 발생하고, 셋째, 무관심 및 의욕 상실, 고집 및 완고함 등 성격의 변화가 나타난다. 넷째, 계획능력 저하, 강박적이고 충동적 행동 등 변화가 초래되고, 다섯째, 운동실행 및 언어 구사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전두엽 손상의 주요 원인은 머리에 큰 충격을 받는 외상, 알코올과 마약과 같은 중독성 약물, 뇌혈관이 막히거나 출혈로 인한 뇌졸중, 뇌종양, 알츠하이머와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을 들 수 있다. 특히, 술과 마약과 같은 중독성 약물의 복용, 사이비종교나 사상과 같은 잘못된 방향으로 세뇌가 될 경우는 파장이 커 사회적 병리 현상을 초래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뇌는 취약한 신경 가소성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있다. 즉, 정서적 조절, 사회적 지지, 자기 효능감 및 사고 등 긍정적인 신경 가소성을 활용하여 전두엽의 활성을 증가시킬 다음과 같은 방안을 실천해보자.
첫째,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신경성장 인자의 생성을 촉진해보자. 둘째, 신경 가소성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전두엽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명상을 해보자. 셋째, 사회활동을 통해서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여 측은지심을 통한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해보자. 넷째, 건전한 기억과 학습 등 긍정적인 신경 가소성을 높일 수 있게 수면을 충분히 취해보자. 다섯째, 외상이나 질환에 의한 뇌의 손상이라면 의료적 치료와 함께 재활이 필요하고, 술과 약물에 중독되었다면 반드시 끊고, 잘못된 종교나 사상에 찌들었다면 건전한 교육과 취미를 통한 발상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 혼란 상황에서 수많은 국민은 불안과 함께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국가와 사회의 안녕은 지도자의 뇌 건강에 달려있고, 건강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뇌 건강에 달려있다. 하루빨리 이 창피한 국가적 수치가 해결되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회복되길 바라면서 새해 인사를 올린다.
장선일 전주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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