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유럽 과학자·엔지니어 900여명이 오스트리아 빈에 모였다. 미국·중국·일본에 앞서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준회원국이 된 한국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에너지전환, 스마트도시 등 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양자·다자간 국제공동연구를 모색했다.
오스트리아한인과학기술협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5일부터 28일(현지시간)까지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글로벌 혁신 프론티어,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다: 기초를 탐구하고 번영을 추구하다'을 주제로 '2025 한·유럽 과학기술 학술대회(EKC-2025)'를 개최했다.
특히, 올해 EKC는 한국이 세계 최대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처음 열린 행사인 만큼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전역에서 역대 최대규모로 참석한 과학자들이 연구개발(R&D) 협력을 활발히 논의했다.
조권도 한-EU연구협력센터(KERC) 책임연구원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이 된 한국은 올해부터 EU 회원국과 동일한 조건으로 연구비를 한국정부가 아니라 EU에서 직접 받을 수 있고, 컨소시엄 주관기관까지 될 수가 있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은 아직 준회원국이 아니다. (경쟁국에 앞서) 자본이나 기술 측면에서 EU와 일종의 기술동맹을 구축해 서로 윈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라이즌 유럽에는 2021~2027년간 140조원이 지원될 예정이며, 과제 수주율이 15~20% 수준으로 다국적 컨소시엄이 평균 5대 1 경쟁을 벌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EKC에 참석해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 차원에서 '수자원위성' '상하수도 수처리' 등 기술협력을 논의했다.
김경필 K-water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위성기반 물관리 기술확보를 위한 노력과 글로벌 연구협력을 통해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면서 “K-water가 주도하여 EU 위성 프로그램의 글로벌 기후변화 서비스 개선을 위한 데이터 예측·분석 기술 협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량 오염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하수도 수처리 기술 또한 협업 시너지가 기대되는 EU 국가들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각종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협력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만욱 오스트리아한인과학기술협회장은 “한국은 호라이즌 유럽뿐 아니라 유레카 등 유럽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 발굴 기회가 상당히 많다”면서 “그간 축적해온 과학자들의 연구성과가 산업성과로 이어져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 등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빈=이준희 기자
빈(오스트리아)=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