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판매자 전용 유료 멤버십 '로켓그로스 세이버'(세이버)를 선보인다. 3자물류(3PL) 판매자에게 반품비를 비롯해 빠른 정산, 광고 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구독 모델이다. '와우 멤버십' 성공 노하우를 이식해 판매자 '록인 효과'까지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유료 멤버십 세이버 출시를 앞두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쿠팡이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를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까지 쿠팡은 일부 로켓그로스 판매자에게 개별 연락해 테스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세이버는 월 9만9000원 정액제로 운영한다. 가입자에게 횟수 제한 없이 반품비를 면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이 반품한 상품에 대한 회수-물류센터 재입고 비용을 쿠팡에서 부담한다.
조건에 따라 일부 판매자에게는 빠른 정산 서비스도 제공한다. 빠른 정산 서비스는 판매 대금(매출) 90%를 판매 발생 다음날 바로 지급하는 서비스다. 세이버 가입자는 매월 정산금에서 최대 500만원 한도로 수수료 없는 빠른 정산을 제공 받을 수 있다.
또한 세이버 가입자에게는 9만9000원 상당의 광고 지원금도 1회 제공된다. 한 달치 구독료를 광고 지원금으로 제공해 초기 가입비 부담을 지웠다. 제품 무료 보관 혜택도 최대 6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세이버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30일)보다 기간이 두 배 늘어난다.
이번 멤버십 출시 배경에는 변화된 로켓그로스 물류 정책이 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 오픈마켓 판매자에게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3PL 사업이다. 판매자가 쿠팡풀필먼트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물류 전 과정을 쿠팡이 일괄 대행한다. 쿠팡은 지난 2023년 서비스 론칭 이후 입출고비·배송비·보관비·반품비·반출비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해왔다.
이후 올해 들어 로켓그로스 물류 정책을 변경하고 판매자에게 관련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충분한 판매자 풀을 확보한 만큼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일부 판매자에게 나타나는 고질적인 악성 반품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다만 물류비 부담을 호소하는 판매자는 점차 늘고 있다. 쿠팡이 개편된 물류 체계 연착륙을 위해 한시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지만 그간 무료로 제공돼온 만큼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세이버 멤버십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료 멤버십은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를 붙잡아 두는 '록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매개체로 소비 생태계를 구축하며 유료 멤버십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이번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셀러 피드백을 모아 '세이버' 혜택을 보완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전체 셀러 대상 정식 서비스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