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아이폰 생산 비중, 12~14%에서 26% 이상으로 확대 전망
인도 내 연간 생산액은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늘어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관세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이것이 인도 제조업에는 유리할 것이라며, 특히 애플의 인도 내 생산이 수년 내에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더 이코노믹 타임즈(ET)가 11일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에서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한 것을 언급하며 "이를 이행할 경우 향후 2년 간 인도 내 아이폰 생산 규모가 연간 300억 달러(약 42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있다"고 관계자 및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애플은 현재 인도에서 연간 약 150억~160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생산 중이다. 트럼프가 첫 번째 임기에 이어 두 번째 임기에서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할 경우 애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로의 공급망 이전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그에 따라 애플이 인도의 주요 제조 업체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 생산 능력 확장으로 2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아이폰 전체 생산 중 인도 비중이 지금의 12~14%에서 26%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가 일부 분야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전자제품, 특히 아이폰 생산과 같은 분야에서는 (고율 관세의)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인도 내 스마트폰 프리미엄화 추세와 아이폰 고급 모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도에서도 아이폰 프로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인도 내 아이폰 연간 생산액이 300억 달러를 크게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폰 생산지 이전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정식 취임 뒤 행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도 정부가 관세 리스크 등 해결을 위해 심층적인 개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아이폰 등의 생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 등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제조업 발전 기회를 놓쳤지만 지금의 공급망 재조정이 인도에 두 번째 기회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에는 애플을 시작으로 과거보다 더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애플은 작년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약 2100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플 전체 매출 3910억 달러의 51%를 차지하는 것이다.
인도 정부의 스마트폰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제도 이후 애플은 최근 3년 간 아이폰 생산량의 12~14%를 인도로 이전했지만 나머지 85% 이상이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애플은 그러나 미중 간 무역 갈등 심화 속에 인도 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대만의 폭스콘과 페가트론, 인도 타타 일렉트로닉스가 인도 남부에서 아이폰 제조 공장을 가동 중이며, 이들 생산량의 70%가량이 미국 등 해외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