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자, 중국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모디 총리의 방중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도 뉴델리TV와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들이 6일 모디 총리의 방중 계획을 보도했고, 해당 보도를 인용해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소식을 전하고 나섰다.
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신경보, 관찰자망, 베이징만보, 항저우일보 등은 모디 총리가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톈진(天津)에서 개최되는 SCO(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인도 매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미 지난달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면서, 모디 총리의 방중이 준비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인도가 모디 총리 방중 계획을 6일 공개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 더해 25%를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로서는 미국의 공격에 맞서 중국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
다만 모디 총리의 방중 일정이 상대적으로 짧으며,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다자 정상외교에 참석할 뿐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인도 양국간에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SCO 정상회담에 이어 9월 3일 진행될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모디 총리가 불참할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 모디 총리의 방중이 중국과 인도의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모디 총리의 방중으로 적어도 양국 관계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은 인도 참배객의 티베트 순례를 허용했고, 인도는 대중국 비자 정책을 완화했다. 양국은 직항 재개를 협상하고 있다. 인도의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모디 총리의 방중은 201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총리는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 내에는 모디 총리의 방중에 대해 과도한 희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중국 내 한 시사평론가는 "2일 전만 해도 모디 총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협력 강화를 합의했다"며 "인도와 필리핀은 지난 3일~4일 남중국해에서 해상 합동훈련을 벌이며,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고 적시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인도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되며, 이는 중국에는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