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파격 합의에 한국 경제, 최악은 피했다

2025-05-12

미국과 중국이 100%가 넘는 상호관세를 10~30% 수준으로 크게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한국경제도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한국 수출의 하락 폭을 방어할 수 있어 ‘급한 불’은 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완화된 관세율도 지난해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라 한국 경제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양국은 12일 향후 90일 간 미국은 145%인 대중관세를 30%로 낮추고, 중국은 대미관세를 기존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언급한 대중 관세율(80%)보다 크게 낮다. 한시적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관세 인하 폭은 예상보다 크다.

이에 한국 경제도 최악은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미중 관세전쟁이 심화될 경우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씨티은행은 미국과 중국이 올해 2분기부터 서로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린다고 전망했다.

이날 합의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5%로 낮춰 잡으면서 무역 갈등이 조기완화될 경우 0.1%포인트 오른 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부과됐던 관세에 더해 지난 4월2일 부과했던 34%의 상호 관세 중 24%만 유예한 상황인 만큼 이제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상호 간에 매긴 보복성 고율 관세를 완화한 것만으로도 한국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3월27일 이후 처음으로 26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0.06포인트(1.17%) 오른 2607.33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협상 소식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 이날 오후 6시8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50원 오른 1418.5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미·중 갈등이 다소 완화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미 양국의 관세율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고 한국의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향후 다시 갈등이 격화될 여지도 남아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관세율을 다소 낮췄지만 30%도 적지 않은 숫자”라며 “예정됐던 악재가 다소 완화된 수준이어서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에는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관세 장벽이 두 국가 간 무역을 금지하던 수준에서 다소 완화된 것일 뿐 아직 국면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결과적으로 트럼프 1기 수준의 관세 장벽으로 회귀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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