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의 10분의1, 인구는 3만4000여명.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 유럽의 대표적인 ‘소국’ 산마리노가 자국 축구 역사에 기적 같은 승리를 썼다.
산마리노는 19일 리히텐슈타인 파두츠의 라인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리그D 조별리그 1조 4차전에서 리히텐슈타인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40분 리히텐슈타인의 아론 젤레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준 산마리노는 후반 1분 로렌조 라차리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21분 니콜라 난니의 페널티킥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10분 뒤에는 알레산드로 골리누치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소국인 산마리노는 심지어 FIFA 랭킹 또한 210위로 최하위다. 이날 승리는 산마리노 축구대표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경기에서 따낸 것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산마리노는 앞서 치른 211번의 A매치 중 199경기에서 패했다. 비긴 경기도 거의 없고, 상대에게 10골 이상 내준 것도 7번이나 됐다. A매치 승리가 단 두 번 뿐이었는데 모두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따낸 것이었다. 그리고 이날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A매치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조별리그를 2승1무1패(승점 7점)로 마친 산마리노는 FIFA 랭킹 197위 지브롤터(승점 6점)를 제치고 조 1위를 확보, UNL 3부 리그에 해당하는 리그C로 승격했다.
기적같은 승리에 산마리노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산마리노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로베르토 세볼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은 멋지게 승리했다. 기쁨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마르코 투라 산마리노 축구협회장 역시 “우리 선수들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