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해운대 집결, K게임 리더
목숨 건 변화, 뜯어보니
“안하면 생존할 수 없다. 목숨이 달린 일이다.”
지난 15일, 비공개로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G-STAR) 2024’를 방문해 부스를 관람하던 이정헌 넥슨 대표가 중앙일보와 만나 한 말. 넥슨이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발언이다. 이 대표가 ‘안하면 생존할 수 없다’한 건 모바일 편향 한국 게임산업의 멀티 플랫폼 대전환, 특히 콘솔 등 모바일 바깥 시장 공략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의 공통적 고민이기도.
K게임은 지금 ‘제3의 혁명기’에 들어섰다. 1990년대 후반과 2010년대 ‘퀀텀점프’를 이끌어 냈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부분 유료화,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 등 성장 ‘필살기’들이 이젠 하나도 들어맞지 않고 있다. 성장은 커녕 축소를 걱정해야 하는 현재, ‘K게임 3.0’으로 체질 대전환이 강제되고 있다. 마침 K게임 신화를 일궈온 주역들이 지스타에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팩플이 보고 묻고 들었다. 꽉 막힌 한국 게임산업 성장판을 뚫어 낼 비책은.
💬목차
1. 지스타에 모인 리더들, 뭘 봤나
2. 윈터 이즈 커밍
3. ‘3.0 버전업’ 생존 키워드
4. 다시, 살아남기 위하여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2024에 이정헌 넥슨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정철호 컴투스 홀딩스 대표 등 게임업계 리더들이 현장을 찾았다. 이들 머릿 속, K게임 고민 뜯어 보니.
① 모바일 밖으로
나가야 산다: 핵심 키워드는 ‘탈(脫) 모바일’, 그리고 멀티 플랫폼이었다. 특히 강조한 건 콘솔게임 개발. 행사장을 둘러본 이정헌 넥슨 대표는 “한국 게임 업계 고민이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답이 정해져 있는 간단한 문제”라며 “멀티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로 나가는 것,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콘솔이나 PC 온라인 등 여러 플랫폼으로 적극 진출해야 하고, 그걸 위해 넥슨도 열심히 종적·횡적 성장과 확장을 하고 있고 당연히 인수합병(M&A) 기회 역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뼛속까지 모바일, 넷마블도 바꾼다: 넷마블은 2010년대 발 빠른 ‘모바일 전환’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회사.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을 CJ에 매각했다가 2011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뒤 복귀해 모바일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2019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복귀 당시 스마트폰이 ‘손 안의 컴퓨터’로 대세가 될 것으로 확신했고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모바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뼛속까지 ‘모바일 퍼스트’였던 방 의장조차 바뀌었다. 그는 이번 지스타에서 “당분간 트렌드는 멀티 플랫폼, 그리고 트랜스 미디어로 예상한다. 우리가 개발 중인 게임 70~80%도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스타를 찾은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도 “2~3년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특히 PC·콘솔 작품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