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중국의 대두 가공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산이 아닌 브라질산 대두로 수입선을 대거 전환하고 있다고 17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식용유 생산업체 등은 올해 1분기 대두 수입 선적량의 대부분을 브라질산으로 채웠다. 작년 1분기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브라질산이 54%, 미국산이 38%의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국제 대두 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통한다. 전 세계 대두 교역량의 60%가 중국으로 향한다.
싱가포르의 한 무역상은 "중국의 대두 가공업체들이 2월과 3월 선적분을 브라질산으로 계약하고 있다"며 "국영기업과 민간기업 모두 브라질산 대두를 택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100% 브라질산으로 전환"이라고 전했다.
컨설팅 회사 브릭 애그리컬처 그룹(Bric Agriculture Group)의 린궈파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재선 이후 미중간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중국 기업들의 대두 구매가 증가했다"며 "그 중 일부는 지난해 4분기 중 인도됐고 나머지가 올해 1분기중 인도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고율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지도부도 여기에 맞서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무역상과 대두 가공업체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작년 4분기부터 대두 구매를 늘리는 한편 수입선을 미리 미국에서 브라질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브라질산 대두의 가격이 미국산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한몫한다. 2월 인도분 브라질산 대두는 운송비를 포함해 톤당 420달러인 반면, 태평양 북서부를 건너오는 미국산 대두의 가격은 톤당 451달러(운송비 포함)로 더 비싸다.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억503만톤으로 역대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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