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직접 방문해 조직 개편을 논의했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설립 이후 CIA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랭리에 있는 CIA 본부를 찾아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을 면담하고 인력 감축 등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현재까지 정부효율부의 작업을 통해 얻은 통찰을 전달하고 “CIA에서 이 교훈을 신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CIA 관계자는 다른 정부 기관과 비교했을 때 “CIA가 얼마나 독특한 기관인지”에 대해 머스크와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CIA의 데이터베이스나 내부 시스템은 대부분 기밀이므로 정부효율부가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전했다.
CIA는 앞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행정부 지침에 따라 '다양성' 정책을 담당했던 일부 직원들과 지난 2년간 채용된 다른 직종의 직원 80명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이에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 일부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날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 앤서니 트렌가 판사는 해고된 직원들이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직원들이 해고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CIA는 이들을 다른 직책으로 발령 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머스크의 CIA 방문은 법원 결정이 나온 직후 이뤄졌다.
CIA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머스크와 랫클리프 국장이 “정부 효율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으며, CIA가 자금을 “현명하고 적절하게”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머스크와 랫클리프 국장과의 논의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이나 법원 결정 내용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랫클리프 국장이 “CIA 직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랫클리프 국장은 CIA를 축소함과 동시에 더 광범위한 조직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직 당국자들과 의원 보좌관들에 따르면 CIA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존 브레넌 국장의 구상에 따라 신설한 지역별 임무 센터 등을 없애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