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건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유동성 방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두 차례(2025년 12월 29일, 2026년 1월 29일)에 걸쳐 각각 30년 만기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연 이자율 5.8% 조건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총 발행 규모는 7000억원으로 자금 경색 국면 속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종자본증권을 취득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 엘씨파트너스에 대해 계열사인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각각 4000억원, 30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다. 자금보충약정은 돈을 빌린 기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모기업 또는 계열사가 해당 채무를 대신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행이 단기적인 유동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이자 지급 의무가 수반돼 실질적으로는 부채 성격이 강하다. 발행자에게 부여된 3년 이후의 콜옵션과 스텝업 조건(최초이자율에 2.5% 가산, 이후 1년마다 0.5%씩 가산) 을 고려할 때 해당 시점 도래 시 리파이낸싱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의 재무지표는 부담 요인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롯데건설은 '광주중앙공원' '마곡MICE' '잠실미성크로바' 등 대형 주택사업장 관련 채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 저하가 이어지면서 부채비율은 217.8%까지 상승했고 총차입금은 3조원에 달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회계상 자본 인정에 따라 부채비율은 170%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기준 10대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롯데건설을 비롯해 ▲GS건설(240%) ▲대우건설(229%) ▲현대엔지니어링(220%) ▲SK에코플랜트(219%) 등이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GS건설도 지난 18일 연 이자율 4.82%, 만기 30년의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일로부터 3년 뒤인 2028년 12월 18일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며, 이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연 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조건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부담도 적지 않다.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3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약 2조8000억원)을 웃돈다. 미착공 도급사업장 PF 우발채무는 2조1000억원에 달한다.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주택사업에서는 지역별, 사업 유형별 차이가 뚜렷하다. 올해 약 3만1000가구를 공급한 롯데건설은 분양사업장 가운데 정비사업은 100% 분양에 성공했다. 그러나 도급사업 부문에서는 대구·광주·김해 등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 경기 양극화로 지방 수요 기반이 약화되면서 해당 사업장의 분양 여건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그룹 차원의 재무 지원 여력을 감안할 경우, 단기 유동성 위험 자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동성 부족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계열 차원의 지원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롯데그룹 계열사로서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에 기반한 차환 가능성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공 및 진행 사업장의 공사대금 회수 스케줄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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