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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김주영 기자]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대형 프로젝트의 계약금액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계룡건설, 금호건설, 아이에스동서 등 중대형 건설사들이 기존 계약을 변경하며 공사비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금융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영향으로 건설 원가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성 개선보다는 현실적 비용 반영에 가깝다는 평가다.
GS건설은 2021년 체결했던 경기 광명 제12R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계약금액 4886억원을 7047억원으로 약 44.2% 높였다. 계룡건설도 2021년 계약했던 영등포1의2 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777억원을 1207억원으로 55.3% 인상했다. 금호건설은 2023년 계약한 형곡3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계약금 1838억원을 2226억원으로 21.1% 증가시켰다. 아이에스동서 역시 2020년 계약한 남구 B-1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계약 2986억원을 4502억원으로 50.8% 올렸다. 건설사별로 인상 폭의 차이는 있지만 최소 20%에서 최대 50% 이상 계약금이 증가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및 인건비 등이 오르자 계약금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건설 원가가 급등하면서 기존 계약 조건으로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과거 평당 공사비가 400만원이던 것이 최근 강남 지역에서는 1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두 배 이상 상승한 사례도 많다. 이러한 원가 인상을 반영하지 않으면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착공 전에 계약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계약 변경이 단순한 수익성 개선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사 진행 중 발생하는 원가 절감이나 공정 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대와 달리 이번 계약 변경은 착공 전에 비용을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기존 계약금액으로는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원가 상승을 반영해 계약을 조정한 것이다.
공사비 증가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이다. 건설업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철근, 시멘트, 목재 등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건설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노동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인건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계약 당시 예상했던 비용보다 실제 투입되는 비용이 훨씬 많아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계약금액을 조정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프로젝트 진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 비용 증가도 계약 변경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높은 기준금리로 인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건설사는 선분양 후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초기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금융 비용을 감안해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했다. 이는 수익성 개선보다는 현실적인 원가 반영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건설 원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계약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