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코스닥까지'…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IPO 행진

2025-11-04

삼성서울병원 출신 바이오헬스 벤처들이 연달아 코스닥 상장(IPO)에 도전·성공하면서 국내 병원 스핀오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정밀의료 유전체 분석기업 '지니너스', 2024년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엔셀'에 이어, 항체·약물결합체(ADC) 신약개발 기업 '에임드바이오'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임드바이오는 오는 12~1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1~24일까지 일반 공모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이 스핀오프해 설립한 기업이다. 환자 유래 세포 기반 항체 발굴 기술 및 자체 개발한 링커-페이로드 기술로 ADC 신약 개발에 주력한다.

2023년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의 '라이프사이언스 펀드'에서 투자 유치를 받았다. 올해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헤이븐'과 기술이전 계약, SK플라즈마와 공동 신약개발 등 굵직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올해 상장 전 투자(Pre-IPO)에서 511억원을 추가 유치하며 누적 투자 규모도 113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장한 이엔셀은 2018년 삼성서울병원 세포치료연구실에서 스핀오프된 기업으로, 장종욱 교수가 창업했다. 장 교수는 병원 내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과 생산을 병행하며,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세포생산시설 구축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시설은 병원 내 연구 인프라와 연계돼 세포치료제 원료의 생산·평가가 가능해, 이엔셀의 CDMO 사업 토대가 됐다. 이엔셀은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벤처투자에서 약 11% 지분 투자를 받기도 했다. 다품목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과 대규모 GMP 시설 운영 역량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지니너스는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SGI)에서 2018년 스핀오프해 설립돼 2021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병원 기반의 임상 데이터 및 시료 확보 강점을 앞세워 정밀의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출신 바이오기업 IPO의 연이은 성공 배경에는 초기 창업을 지원해주는 병원 내 연구 인프라와 기술사업화 기능이 잘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기술이전조직(TLO) △창업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 △GMP 세포생산시설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1년 미래의학연구원을 개설해 연구개발(R&D)부터 창업, 임상, 사업화로 이어지는 모델을 정착시켰다. 병원 내 GMP 세포생산시설, 정밀의료 데이터베이스, 기술이전 조직을 일원화해 연구자가 아이디어 단계에서 사업화까지 병원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다. 병원 내 기술사업화실이 연구성과의 특허화와 사업화 가능성 검토를 지원하고, 창업 관련 조직이 법인 설립과 투자 연계 등 초기 단계를 돕는다.

병원을 통해 임상 데이터와 환자 시료 접근성이 높고, 다학제 연구 네트워크를 갖춘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정밀의료·면역세포치료·유전자치료 등 첨단 바이오 연구 과제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연구-임상-사업화' 일체형 구조 덕분에 지니너스, 이엔셀에 이어 에임드바이오의 IPO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창업과 IPO는 연구자의 연구 역량과 외부 과제·투자 환경에 달려 있으며, 병원은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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