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개인 해외주식 투자 증가 '엔저' 복병

2024-06-27

일본 엔화 가치가 정부의 시장 개입 효과를 길게 가져가지 못한 채 약 3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에 따른 엔화 매도가 있지만, 일본 정부가 개인들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올 1월부터 시작한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뜻하지 않은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한때 160.88엔까지 떨어져 1986년 12월 이후 37년 반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4~5월 9조7995억엔(약 86조원)을 투입해 실시한 환율 개입으로 한때 150엔대로 돌아갔던 '엔저 억제 효과'가 2개월 만에 사라진 것이다.

미국의 경기가 여전히 단단해 고금리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환율의 변동폭을 키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가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와 금리'라는 근본 원인과 함께 일본 내에서 증가하는 '엔화 매도 수요'도 엔저를 부추기고 있다. 올 1월부터 시작된 신NISA를 활용해 외화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이 증가한 탓이다.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투자신탁 등을 통한 해외 투자를 보여주는 '주식투자펀드 지분'은 올해 들어 1~5월 5조엔을 웃도는 큰 폭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순매수라는 것은 해외 주식을 사기 위한 엔화 매도 수요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해외투자가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한 적립 방식이 많아 미일 금리차 변화에 상관 없이 지속적인 엔화 매도 주문이 나오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해외 투자가 한층 더 확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본 내 개인 금융자산이 약 2000조엔에 달하는 상황에서 '5조엔'은 결코 큰 규모라고 할 수 없다. 사사키 토오루 후쿠오카 파이낸셜 그룹 연구원은 "개인의 해외 투자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엔화의 추가 약세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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