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눈치보는 이스라엘…"트럼프 중동 방문까지 지상전 자제"

2025-05-05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에서의 지상전 확대를 만장일치로 승인하면서 2개월 동안 중단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도 허가하기로 했다. 다만 다음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까지 군사 작전 수행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떨어진 직후 X에 영상을 올려 “가자전쟁의 다음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안보내각을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 공습으로 모두 6명이 다치고 1시간 동안 공항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다. 지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자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군이 후티가 쏜 미사일 격추에 실패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보 내각은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확대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그러나 당장 이스라엘의 공세가 거세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5일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 계획은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지역 방문 이후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전까지는 하마스와 휴전 및 인질 협정 타결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보 내각은 지난 3월 2일부터 중단된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 물품 반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마스가 물자를 빼돌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통방식이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대규모 물자를 구호단체 창고에 쌓아 놓고 도매 형식으로 배급하는 식이었다. 이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몇몇 거점 구역을 주1회 방문해 일주일치 물자를 수령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지구로 더 많은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라”고 압박했었다.

이스라엘의 이런 결정은 최근 이란 문제 등과 관련해 미세하게 견해차가 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란 평가다. 네타냐후 정권은 대화를 통한 이란 핵협상이 불가하다고 주장하면서 핵시설 타격 등 군사적 옵션을 꾸준히 거론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백악관을 찾은 네타냐후 총리 앞에서 기습적으로 ‘이란과 고위급 핵 협상’을 진행할 뜻임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을 방문할 계획이다. 두번째 임기 시작 후 첫 해외 순방길이다. 현재로선 이스라엘은 순방지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12일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면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서 가자 전쟁 휴전 연장과 이란 문제 등이 논의될 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도 하마스에 수십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억류돼있고, 이스라엘군이 3일 밤 예비군 수만명에게 소집령을 내리면서 전쟁 확대는 불가피하다 평가가 나온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 파트너들이 하마스를 소탕하고 가자지구를 다시 정복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조기에 전쟁 종식이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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