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집’ 발언한 양문석 사과하라” 국악인들 격노

2024-10-14

양 의원, 김건희 여사 참석 공연 ‘기생집’ 빗대

“DJ·文 부인도 청와대에서 국악공연 관람”

국가무형문화재(무형유산) 보유자를 비롯한 국악인들이 김건희 여사가 관람한 청와대 상춘재 국악 공연을 ‘기생집’에 빗댄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과 판소리 보유자 신명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명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이 사죄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명인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청와대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느냐”며 “양 의원 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은 안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신 명인은 “저는 70년 평생을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소리를 해왔다”며 “가야금과 창 한 번 했다고 어떻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일부 참석자는 양 의원 발언이 전통문화를 보존하려는 후학들의 자존심을 꺾은 망언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무형유산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은 “저는 이미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유치부, 중고등부, 대학, 박사 등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반드시 우리 후학들을 위해 양 의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과를 얼마나 빨리하느냐, 늦게 하느냐는 양 의원의 인격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이 공연한 것을 놓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 가야금을 연주한다고 해서 기생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악인들이 모멸감을 느낄 만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무형유산 보유자 120여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을 당시에도 가야금 명장 공연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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