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는 각자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정의하나

2025-03-17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AI) ‘자비스(Jarvis)’는 토니 스타크의 완벽한 비서다. 스타크의 명령을 잘 수행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것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거나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자비스처럼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AI, 아마 우리가 최종적으로 그리고 있는 AI의 모습은 자비스와 같을 것이다.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AI 에이전트’는 자비스의 초기단계라고 이해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상황이나 데이터를 인지해 스스로 최적의 판단을 내려 실행하는 AI를 말한다. 거의 모든 AI 업체들은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동상이몽이라고 할까?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크크런치는 14일(현지시각) “AI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라는 기사에서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모든 회사들이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각기 다르게 이해하는 AI 에이전트

구글과 아마존은 목표 설정에 사람의 개입 여부를 두고 AI 에이전트에 대한 정의가 갈렸다. 구글은 AI 에이전트를 ‘AI를 사용해 사용자를 대신해 목표를 추구하고 작업을 완료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아마존은 ‘사람이 목표를 설정하면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결정해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은 AI가 먼저 목표를 제안한다면, 아마존은 사람이 요청한 작업을 처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심지어 오픈AI는 ‘에이전트’라는 용어를 부서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공식 블로그에서 이야기하는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오픈AI의 개발자 문서에서는 ‘지시 도구를 갖춘 거대언어모델(LLM)’이라고 정의했다. 게다가 API 제품 마케팅 책임자가 ‘AI 어시스턴트’와 ‘AI 에이전트’는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하는 등 내부에서도 ‘에이전트’라는 용어가 통일되지 않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를 AI 어시스턴트의 진화 버전으로 이해한다. 어시스턴트가 이메일 초안 작성과 같은 일반적인 작업만 할 수 있다면, 에이전트는 캘린더를 확인해 관련자에게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메일을 보내는 등 전문성을 갖추고 개인화할 수 있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다른 개념은 혼란을 가져올 수도

그래도 각 회사의 AI 에이전트 정의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 개입의 최소화’다. 기존 AI와 AI 에이전트가 다른 점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AI 에이전트는 ‘자율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어시스턴트와 챗봇과는 다르게, AI 에이전트는 선제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 시키지 않은 것까지 ‘알아서’ 해결해 주는 AI다.

테크크런치는 마케팅 부서가 홍보를 위해 ‘AI 에이전트’라는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I 에이전트를 사용할 소비자들의 기대보다는, 기술적 성취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케팅에 혹해서 모호하게 이해한 이용자들은 AI 에이전트가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테크크런치는 “다양한 해석은 각기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업마다 다른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우후죽순 생겨난 AI 에이전트들을 같은 개념으로 묶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관련 업계의 통합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딜로이트의 AI 책임자인 짐 로완은 “조직 내에서 표준화된 정의가 없다면 일관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AI 에이전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생겨, 프로젝트 목표와 결과가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또, “표준화된 이해는 기업이 AI 에이전트 환경을 더 잘 탐색하고 투자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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