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시장 장기 고성장 전망
적자에도 재무 안정성 합격점
단기 급등 따른 부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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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소형 모듈러 원전(SMR)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곳곳에 세워지면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원자력 에너지 산업의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인 점도 SMR 업계에 호재로 꼽힌다.
전통적인 원자력 발전과 비교할 때 SMR은 다수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원자력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자와 가까운 위치에 발전소를 세울 수 있다. 데이터센터 근처에 SMR을 구축해 에너지 수송을 위한 인프라를 세우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듈러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원자력 발전소를 구성하는 각 부분을 공장 환경에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비용도 기존의 대규모 원자력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발전소 건설 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빅테크가 전력 공급을 받기까지 십 수년 동안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SMR은 전통적인 원전에 비해 강점을 갖는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SMR을 연결해 규모가 큰 시설을 구축할 수도 있어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와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MR 시장에 대한 낙관론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조사 기관에 따라 2024년 전세계 SMR 시장의 규모가 60억~75억달러로 파악됐고, 2032년 148억달러 선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각 기관의 전망치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 2025~2034년 사이 전세계 SMR 시장이 연평균 8.9%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지역의 시장이 빠른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2025년 북미 지역이 전세계 SMR 시장의 34%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 정부의 지원이 관련 업체에 커다란 모멘텀을 제공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이내에 SMR이 상용화되는 시나리오를 점친다. 향후 수 년간 다수의 초기 프로젝트들이 상업적 규모로 실행 가능성을 입증한 뒤 범용화 단계로 이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SMR 업체들 가운데 특히 뉴스케일 파워(SMR)가 기대를 모으는 데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업체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기술 인증을 최초로 받아 냈다.
루마니아의 로파워와 계약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라는 점도 월가가 뉴스케일 파워를 선호하는 이유다.
업체가 2025년 1분기 1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재무적인 안정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줄 만 하다고 월가는 평가한다. 5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충분한 운영 자금을 손에 쥔 상태라는 얘기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과제도 없지 않다. 우선 2026년 중반까지 로파워의 최종 투자 결정을 이끌어내야 하고, 이후에도 새로운 상업적 고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강세론자들은 로파워의 최종 승인이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본집약적인 SMR 비즈니스의 특성 상 당장 적자를 내는 상황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1분기 매출액이 약 134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 가량 늘어난 한편 운영 손실 규모가 1년 전 4400만달러에서 3530만달러로 크게 줄어든 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업체가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22% 가까이 폭등한 이유도 재무 지표의 개선과 5억2140만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유액 때문이라고 월가는 설명한다.
뉴스케일 파워 주가는 6월 둘째주에만 13%에 달하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원자력 에너지 생산력을 확대하는 한편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만으로도 2025~2030년 사이 전력 소비가 16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 에너지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상승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앞으로 SMR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투자자들은 2030년까지 상업적 SMR의 실제 가동이 이뤄지기 어려운 가운데 현금 소진이 빠르게 발생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실제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스케일 파워는 매년 1억달러 이상의 현금흐름을 소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력 발전소 건축 비용이 날로 상승하는 상황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타 주는 업체와 추진하기로 했던 SMR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30억달러로 예상됐던 비용이 약 100억달러로 늘어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이와 관련, 업체는 원전 규모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형태로 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뉴스케일 파워 주가는 6월16일(현지시각) 42.49달러에 거래를 종료했고, 장중 45.31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업체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99.88%에 달하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중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고공행진 한 만큼 추격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의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뉴스케일 파워의 성장 잠재력을 낙관하더라도 좀 더 나은 가격에 매입할 기회를 기다리는 전략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캐너코드 제뉴어티는 보고서를 내고 업체의 목표주가를 26달러에서 36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종가 대비 15% 가량 하락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다만, 대차대조표 상 부채보다 현금 보유 규모가 더 크다는 점에서 재무 안정성이 강하다고 캐너코드는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업체에 대한 첫 분석 보고서를 내고 '중립' 투자 의견과 함께 12개월 목표주가 24달러를 제시했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