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천공항 여객 사상 최다…아워홈 컨세션 매출 14% ‘쑥’
여객 수 비례한 컨세션 ‘방긋’, 수수료만 떠안은 면세점은 ‘울상’
“결국 승자의 저주 됐나”…신라·신세계免, 임대료 부담에 실적↓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올 상반기 인천공항 여객이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등 관광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공항 이용객 증가에 힘입어 컨세션 매장이 호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면세업계는 여전히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23일 아워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워홈의 공항 컨세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아워홈은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늘면서 국내외 고객 수요를 두루 공략한 것이 매출 성장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여객은 약 3636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워홈은 현재 인천공항 제1·2터미널(T1·T2) 내에서 30여 개 식음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공항 컨세션이 아워홈 외식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아워홈은 공항 컨세션 사업을 외식사업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연내 식음 매장과 디저트 매장 10여 곳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공항 컨세션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도 많아지는 구조”라며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 여행객도 출국 전 공항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매장 이용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면세점은 공항 이용객 증가에도 좀처럼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용객 증가와 함께 국내 인바운드 관광객 역시 늘어났지만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호텔신라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한 167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매출의 80%를 넘게 차지하는 면세 부문이 부진한 영향이다. 지난 1분기 23억 원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면세점도 2분기에 상황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면세점의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면세점 임대료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2023년 면세점 입찰에서 임대료 산정 방식을 고정 최소보장액 대신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산정하는 여객 당으로 변경했다. ‘알짜 면세점’을 두고 면세점 간 입찰 경쟁이 붙으면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공항 측 제시안의 60%를 웃도는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천공항 여행객 증가가 면세점 매출로 직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외여행 트렌드가 기존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개별관광객으로 변화하면서 면세점 객단가는 과거보다 낮아졌다. 여행 기념품 등을 올리브영·다이소와 같은 유통채널에서 구매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쇼핑 수요가 분산됐을 뿐만 아니라, ‘큰손’ 단체관광객도 줄어든 여파다.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형평성과 법적 문제 등이 얽혀있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라와 신세계가 2023년 당시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선 것 때문에 임대료 부담이 커진 상황으로, 최근 현대나 중소 면세점들은 인천공항에서 흑자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면세업이 호황이던 시기를 기준으로 입찰에서 높은 임대료를 써낸 것이 결과적으로는 무리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