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재직 중 출마
비례 낙선 뒤엔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
강의평가 사이트선 “한 달 동안 수업 취소”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학 학위 보유자이면서 아동 발달 전문가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에서 인간발달·가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2년부터 2016년 8월 21일까지 사우스다코다 주립대 상담·인간발달학과 조교수로 재직했다.
정치를 시작한 것은 2016년이다. 강 후보자는 그해 3월 더불어민주당에 비례대표 신청을 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비례대표 29번을 받았지만 낙선했고 같은 해 5월 당 부대변인에 임명됐다.
이 시기 미국 대학 강의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s)에는 강 후보자의 수업에 여러 개의 강의 평가가 달렸다. 2016년 5월 17일에는 ‘(강 후보자가) 집안일이 생겨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온라인 과제로 (대체)했고 대면 강의는 하지 않게 됐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6년 3월 28일에는 강 후보자의 수업에 ‘선생님은 요점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다’ ‘한 달 동안 수업을 취소했지만 그냥 수업을 들었을 때보다 숙제가 더 많았다’는 평가가 달렸다. 강 후보자는 이 시기 사우스다코타 대학의 ‘아동기 인간 발달과 성격’ 과목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수강생들은 강 후보자의 집안일과 ‘한 달 수업 취소’를 언급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1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이 강 후보자의 저서와 이력, 경력증명서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강 후보자의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재직 시기는 강 후보자가 20대 총선에 출마했던 시기(2016년 3~4월)와 겹친다. 사우스다코타 주립대는 1월 중순쯤 시작해 5월 초·중순에 마무리되는 학기제를 채택하는 대학으로, 강 후보자가 수업을 맡았다면 총선은 봄학기 수업 중 치러진 셈이다.
강 후보자가 총선에 출마한 시점에서 2016년 봄학기 수업을 맡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 의원실은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재직 시 ‘연도별 강의 내역, 출입국 기록, 교수 월급명세서’ 등을 요청했으나 강 후보자 측은 “연도별 강의 내역은 보유하고 있지 않고 출입국 기록은 개인정보 등 사유로 제출이 어렵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2016년 3월 초부터 한국에 체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학 수업을 맡기 어려웠거나, 수업을 맡았더라도 최소한 현장 강의는 진행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는 2023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 <엄마, 심장을 따라서 가!>에서 “20대 총선이 넉 달 앞이었다. 비례대표를 신청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가장 중요한 공모 기간을 읽었다. 2016년 3월 2일(수) 9시~3월 4일(금) 오후 6시까지 겨우 3일간이었다”라고 썼다. 그는 3일 사이에 한국으로 향했다고 적었다. 저서를 보면 “당장 서울로 가능 가장 빠른 비행기표부터 알아봤다.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자기소개서와 의정활동 계획서를 썼다”(67~69쪽)고 나온다.
또 강 후보자는 총선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운동에 동행했고 비례대표에 당선되지 못한 뒤에는 부대변인 활동을 했다고 저서에 썼다. 그는 “유세단이 전국을 도는 동안 단 하루도 결석 없이 매일 참여했다”며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내 얘기에 민주당에서는 부대변인을 맡아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72~74쪽)고 했다. 실제 강 후보자가 당 부대변인에 임명된 날짜는 2016년 5월 11일이다.
한 의원이 입수한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내부 규정에는 정치 활동을 업무 시간과 분리하고, 대학의 학사 운영에 영향이 없도록 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또 대면-온라인 등 강의 형식과 평가 방식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학생에게 사전 고지하고 학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2016년 봄학기 수업 개설 여부 등 여러 의혹을 추가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기 중에 한국으로 귀국해 소속 대학의 규정 위반을 했다면, 책임감 있게 행정조직을 이끌어야 할 자질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와 강 후보자 측에 2016년 봄학기 수업 개설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