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각국 이해관계 다르지만…화백정신으로 공동번영 이뤄야"

2025-10-31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자유무역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로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히 자국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팽창하는 세계경제 상황에서 다자외교의 장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플랫폼으로 삼아 “협력과 연대로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본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사를 통해 “협력과 연대, 상호 신뢰의 효능을 증명한 APEC 정신이 이곳 경주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방안으로 신라 ‘화백정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고대 신라 왕국에서는 나라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의견을 조율하는 화백회의가 열렸다”며 “화백정신은 일치단결된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정신”이라며 “(신라는) 조화와 화합으로 번영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각자의 국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같은 입장일 수 없다”면서 “그러나 힘을 합쳐 공동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며 화백정신을 일깨웠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달라진 현 상황을 꼬집기도 했다. 자국 이기주의와 지나친 보호주의로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 경제 환경의 격변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어떻게 APEC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허심탄회한 토론과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지금의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세션에 앞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정상들을 직접 영접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을 통해 영접하던 이 대통령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한화오션 조선소를 잘 다녀왔는지’를 물었고 카니 총리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첫 세션에 참석한 정상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는 경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참석 정상들이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비공식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의장인 이 대통령은 무역·투자 촉진, 아태 지역 내 경제적 연결성 강화, 민간 부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회원국 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 세일즈에도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서비스, 디지털 경제, 투자 활성화, 구조 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간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을 점검하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런 노력이 모여 한국 경제는 성장과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혜경 여사는 이날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불국사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6개 경제체 대표 배우자들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를 찾았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캐나다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 뉴질랜드 아만다 럭슨 여사, 필리핀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싱가포르 루츠루이 여사, 대만 린원쉬안 영애, 태국 타나논 니라밋 여사가 김 여사와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날 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전통 복주머니 안에 핫팩을 넣어 6개 경제체 배우자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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