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대신 해외여행” 추석 앞둔 승무원들 허리 휠라 [일터 일침]

2024-09-07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국군의 날(10월 1일)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남은 연차를 사용해 휴가를 떠나려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숙박 예약 플랫폼의 통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 역시 여름 성수기가 지났음에도 국내외 인기 여행지 항공편을 증편하며 모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예매율도 평균 90% 이상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철을 앞두고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직업군이 있다. 바로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을 책임지는 객실 승무원들이다. 승무원들은 항상 웃는 모습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강도 높은 육체 노동으로 인한 고충이 이만 저만 아니다. 요즘처럼 업무량이 급증하는 휴가철에는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리 통증은 승무원들이 겪는 대표적 근골격계 증상으로 꼽힌다. 승객들의 짐을 선반에 올려주고 좁은 기내 통로를 수 차례 오가며 승객들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다 보면 허리 숙이는 자세가 반복돼 척추에 부담이 누적되기 쉽다. 또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탓에 허리디스크 내부 압력이 증가하고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항공우주의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승무원 210명 중 123명(58.6%)은 최근 1년 이내 허리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됐거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통증이 있었다고 답했다. 승무원 2명 중 1명꼴로 허리 통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있는 승무원들은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허리디스크가 아닌지 자신의 증상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스크는 척추 뼈끼리의 충돌을 막아주고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켜 준다. 하지만 외부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 습관 등으로 인한 손상 시 제자리를 이탈해 주변 신경을 압박한다. 이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극심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하지방사통까지 이어진다.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누워 있으면 통증이 완화되는 증상도 특징이다.

만약 허리디스크 증상이 지속된다면 서둘러 전문적인 치료를 받길 권한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 예후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경 손상과 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중증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엔 한의치료와 같은 비수술 치료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수술 없이 통증을 줄이고 신체 기능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둔다. 주된 치료법으로는 척추와 주변 조직을 한의사가 직접 교정하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이 있다.

특히 한약재 성분을 추출·정제해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은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치료효과가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한 논문 따르면 두충, 오가피, 방풍 등의 한약재 성분을 원료 삼은 약침을 허리디스크를 유발한 실험 쥐에게 투여한 결과 염증을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전달 물질(TNF-α, IL-1β)이 최대 80%까지 줄었다. 또 디스크 퇴행에 관여하는 효소가 감소했으며, 치료가 진행될수록 운동 기능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로 객실 승무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 통증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근무 중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며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하자. 필요하다면 허리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두가 행복한 연휴가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안전하고 건강한 비행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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